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50%까지 상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2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5분 현재 세아제강은 전장 대비 6.33% 떨어진 주당 15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 역시 2.56% 밀렸다. POSCO홀딩스(-2.80%), 현대제철(-3.37%) 등 대형 철강사들도 일제히 하락세다. 동국제강은 3.83%, KG스틸은 5.21%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주말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US스틸 공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후 트루스소셜에서 해당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오는 4일부터 적용된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매도세로 이어진 것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29억달러 규모의 철강을 수출했다. 이는 캐나다(71억4000만달러), 멕시코(35억달러), 브라질(29억9000만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철강의 미국향 수출은 기존에 쿼터제가 폐지되는대신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50% 관세 확정 시, 국내 철강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내 업체대비 하락하기때문에 미국향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5개 철강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POSCO 2%, 현대제철 3~4%, 세아베스틸지주 3~3.5%, 동국제강 1%, 세아제강 30%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로 유럽연합(EU) 또한 수입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럽향 수출 차질도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경우 미국 수출 익스포저가 5% 미만인데다, 자동차 강판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차별화된 수익성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외의 철강사들에 대한 영향은 미국 철강 유통가격의 상승정도가 좌우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관세의 협상력을 지켜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함"이라고 이번 관세 결정 배경을 짚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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