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임대주택 배치 재검토 요구
조합, 서울시 의견 수용 방침
과도한 재산권 침해 비판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장이 소셜믹스(분양·임대 혼합주택)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통합심의 과정에서 한강 변 주동에 임대주택을 배치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는 시의 지침이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안건을 보류했다. 공공임대주택이 단지 저층부와 복합용지에 과도하게 배치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시는 한강 변에 인접한 4개 주동에 임대주택이 배치되지 않은 것에 대해 "소셜믹스 원칙에 어긋난다"며 조합 측에 계획 재검토를 요청했다.
조합 측은 시의 권고를 수용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도 시의 의견을 수용해 조치계획을 제출했다"며 "조만간 심의 절차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비선호 동에 임대주택을 편중 배치하는 것이 소셜믹스에 위배된다는 시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소셜믹스는 재건축, 재개발 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같은 동에 혼합배치하는 방식이다. 임대주택 거주자를 강이나 하천이 보이는 조망권에서 배제하지 않는 것도 소셜믹스에 해당한다. 앞서 시는 2021년 서울 내 모든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 소셜믹스 의무화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강뷰 여부에 따라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만큼 임대주택에 조망권 확보를 강제하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의견이다. 또한 시의 지침을 따를 경우 선호 동에 대한 조합원 물량과 일반분양 물량이 감소해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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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과도한 소셜믹스 요구가 재건축 사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임대주택 거주자에게 중요한 것은 한강 조망권보다 좋은 입지에 주거 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기계적인 소셜믹스를 적용하기보다 일반분양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조합과 시가 분배하고 향후 다른 유휴부지에 투자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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