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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언어 넘나드는 '엑소포니' 문학..."익숙한 모국어를 새롭게 보는 경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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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독일어 작품활동 다와다 요코
1979년 독일행, 살기 위해 독일어 배워
모국어를 낯설게 보는 경험이 문학성 확장시켜
외국어 아닌 고전, 방언 등도 좋은 매개체

일본의 최고권위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비롯해 다니자키준이치로상, 요미우리문학상, 독일의 괴테 메달 등 다국적 문학상을 휩쓴 다와다 요코 작가는 독일어와 일본어로 작품 활동을 하는 '이중언어' 작가다. 단순히 두 언어로 작품 활동하는 수준을 넘어 두 국가에서 모두 호평을 거두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중문학 작가 상당수가 비자발적 이주에 따른 디아스포라지만, 요코는 자발적으로 자신을 감싼 언어 경계를 뛰어넘어, 언어 세계를 확장하고, 그 확장성을 바탕으로 다시 모국어를 낯설게 마주하면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드러내는 '엑소포니'를 구사한다.

2개 언어 넘나드는 '엑소포니' 문학..."익숙한 모국어를 새롭게 보는 경험 중요" 19일 오후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다와다 요코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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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포니의 시작은 1979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홀로 독일로 넘어가면서 시작됐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연수할 일이 생겨 홀로 넘어가, 생존을 위해 독일어를 기초부터 배웠다. 외국어 학습에 몰두한 나머지 한때 모국어에 대한 감각을 상실했는데, 이를 통해 세상과 사물을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새롭게 보는 경험을 하게 됐다. 이는 요코가 선보이는 독특한 문학세계의 중요한 기점이 됐다.


히루코 3부작이라 불리는 '지구에 아로새겨진'(2018) '별에 아른거리는'(2020) '태양제도'(2022)는 대표적인 엑소포니 작품이다. 주인공 히루코가 유럽 여행 중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지구에서 사라지면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소설로, 언어에 천착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히루코가 직접 인공 언어를 만들어 다양한 여행 동반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인간 언어의 신비로움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전한다.


작품 언어 선택은 처음부터 정하고 들어가기도 하고, 작업 말미에 바꾸기도 한다. 대개 이야기 자체를 깊이 다루고 싶을 때는 일본어로 쓰고, 추상적인 사상을 다루고 싶을 땐 독일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일본어로 시작했다가 다 쓰고 마지막에 독일어로 바꾸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2개 언어로 구사하는 문학의 장점은 크다. 19일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요코는 "한 개의 언어가 한계에 부딪히면 다른 언어로 새로운 생각을 펼칠 수 있다. 지금 쓰는 내용을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며 "엑소포니의 장점은 모국어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해보는 거다. 그건 반드시 외국어일 필요는 없다. 고전이나 방언, 표준적인 문학의 언어에서 벗어나는 경험이 모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번역을 즐겨하지만 인공지능(AI)의 번역에는 회의적이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번역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 그는 "불특정 다수의 번역 정보가 입력됨에 따라 갈수록 질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며 "다만 특정 번역가 한 사람의 데이터를 계속 학습시키면 그 결과가 어떠할지 궁금하긴 하다"고 말했다.


낯섦과 마주하는 순간을 즐기는 작가에게 여행은 의미가 깊다. 특히 과거 스마트폰조차 없던 시절 맨몸으로 타국에 홀로 놓인 경험은 "온전히 인간 대 인간이 마주할 수 있는 묘미였다"고 한다. 낯선 곳에 가면 "할 일 없는" 상태로 자유를 누리며, 때로는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는데, 아쉽게도 한국에선 너무 바쁜 스케줄로 그런 여유를 누릴 시간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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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한은 바쁜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19일 오후 7시 교보인문학석강 연단에 오르고, 20일 오후 4시에는 서울대 독일어문화권연구소가 주최하는 낭독회, 21일 오후 7시30분에는 은행나무 주관 북토크, 22일 오후 7시30분에는 민음사 주관 북토크에 참가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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