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방송 NHK 출신의 한 정치인 겸 유튜버가 당명을 'NHK당'으로 바꾸었다. 주인공은 NHK에 적대감을 갖고 있는 다차바나 다카시(58)다. 전직 의원이면서 유튜버로 활동 중인 그는 15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단체 및 참의원 정당 명칭을 기존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에서 'NHK당'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다치바나는 2019년 참의원 선거에서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으로 처음 당선된 이후 정당이나 단체의 명칭을 'NHK로부터 자국민을 지키는 당', '아라시 당(폭풍당의 의미)', 'NHK와 재판 중인 당 변호사법 제72조 위반으로', '정치가여자48당' 등으로 여러 차례 변경해 왔다. 이번 'NHK당'이라는 명칭도 2022년 4월에 한때 사용했던 이력이 있다. 아라시는 폭풍의 의미로 일본 국민 아이돌그룹(최근 은퇴 계획을 발표)과 유사하나 관계가 있지 않다. 정치가여자48당(政治家女子48黨)은 일본 아이돌그룹 AKB48에서 차용한 것으로 관계는 없지만 아이돌처럼 젊고 매력적인 여성후보를 대거 영입시켜 출마시키기도 했다. 변호사법 72조 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의 보수 목적으로 하는 법률사무의 취급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NHK에서 회계 담당자로 근무하던 2005년에 NHK의 회계 부정 의혹을 주간문춘(週刊文春)에 폭로하면서 퇴사하게 됐다. 2013년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15년 후나바시 시의회 의원, 2017년 가쓰시카 구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참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나 같은 해 10월 사이타마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자동 상실했다. 그는 다른 후보의 집 앞에서 유세를 벌이는 등 잦은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 3월 14일에는 도쿄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정치 집회 중 한 남성에게 도끼로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치바나는 여전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전달하고 있으며, NHK의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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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은 다치바나의 행보에 대해 자신과 정당의 홍보를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는 인물이고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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