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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형 산불 시대, 산림을 지키는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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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 / 담양군수

[기고] 대형 산불 시대, 산림을 지키는 대응 전략 정철원 담양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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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봄,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대형 산불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강원과 경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초동 대응의 어려움, 인력 부족, 장비 미비 등 현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 같은 문제는 전국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담양군 또한 더 이상 산불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건조한 날씨, 영농 부산물 소각, 그리고 넓은 산림을 보유한 지역 특성상 담양군도 산불 위험에 자유롭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 앞에서 지자체의 대응 역량이 구조적으로 제약되고 있다는 점이다.


담양군을 포함한 많은 기초지자체에서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가 초기 대응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구성원 상당수가 60세 이상 고령자로 구성돼 있어 고지대 산림 접근이나 기동성 면에서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 특히 강풍 속에서 불이 빠르게 확산되는 대형 산불 상황에서는 고강도 진화 작업에 참여하기조차 어렵다.


더욱이 단기계약 중심 고용구조는 진화대 전문성과 안정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 산불 예방과 진화를 전담함에도 불구하고 계약 종료 후 숙련 인력이 매년 유실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불 대응 노하우 축적도 사실상 어렵다. 산불 대응을 단기 인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현장의 안전 확보 역시 요원하다.


산불 대응의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는 헬기다. 그러나 현재 담양군을 비롯한 기초자치단체에서 임차 헬기를 운영할 경우 그 비용은 전액 도와 군에서 부담하고 있다. 실제 산림청 헬기나 중앙정부 자산은 한정돼 있고, 보통 산불 발생 후 현장 도착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려면 지자체의 헬기 확보가 필수적이며, 산불 대응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차 헬기에 대한 국비 지원이 시급하다.


산불 대부분이 인위적 실화에서 비롯된다. 지자체는 과거 산불 발생 이력이나 상습적 소각 행위 지역 등을 기반으로 산불 취약지역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림 인근 마을 주민이나 등산객 등과 협력하여 상시 감시망을 구축하고, 드론·CCTV 등 기계 기반 감시와 함께 인간 중심의 감시체계가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군은 마을 이장을 산불 명예감시원으로 임명하고, 산림 연접 지역에서의 소각행위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들은 주민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산불 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 홍보 및 감시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다.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책임 의식 부여는 가장 효과적인 산불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농촌지역에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영농 부산물 소각으로 인한 산불 발생 비율도 높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 군은 영농 부산물 수거 및 파쇄 작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이는 불필요한 소각을 줄여 산불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주민 불편도 해소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생활 쓰레기 소각을 줄이기 위해 산림 인접 지역 주민에게 쓰레기봉투를 배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분리배출 및 수거 체계를 강화해 소각 행위를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


대형 산불 발생 시 진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주민 대피다. 주민의 신속한 대피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지자체는 정기적 산불 대응 훈련과 교육을 주민과 함께 실시해야 한다. 산불 발생 시 행동 요령, 대피 경로, 대피소 위치 등을 사전에 숙지시켜야 하며, 특히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맞춤형 교육이 필수적이다.


산불은 더 이상 특정 지역만의 재난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고 대형화되는 이 위협 앞에서, 지자체는 단순한 복구 주체를 넘어 예방과 초기 대응의 핵심 기관이 돼야 한다. 헬기 지원, 인력구조 개선, 지역기반 대응체계 구축 등 실효성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대형 산불은 언제든 담양의 산림과 삶을 위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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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은 생명이다. 이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전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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