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시작일 선대위 구성
선거 현수막·유세 차량 준비 등 밀려
후보 교체 파동에 선거운동 준비 지연
당내 경선 과정과 단일화 파열음으로 뒤늦게 출발선에 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거를 지원할 선거대책위원회 인선부터 촉박하게 진행되면서 공식 선거 운동복을 입지 않은 채 첫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2일 선대위 인선안을 발표했다. 1990년대생 최연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두고 실무선에는 후보 교체 파동 관련 입장을 따지지 않고 당내 인사들을 합류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0일 보수 진영 인사들까지 포진시킨 선대위를 일찌감치 꾸린 것과 견주면 2주 가까이 늦은 셈이다.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주말 사이 실무선 구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가 지난 10일 자정을 앞두고서야 공식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하면서 선대위 인선 역시 촉박하게 진행됐다. 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 선대위 구성과 현 당직 등을 참고해 역할을 배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롭게 대한민국, 정정당당 김문수'라는 선거 슬로건도 지난 12일 확정했다. 사회 갈등과 부조리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는 다짐과 김 후보가 중시하는 '청렴 영생 부패 즉사'의 정신을 담았다. 이 역시 이 후보가 지난달 12일 선거 메인 슬로건과 브랜드 슬로건을 각각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으로 결정한 것과 비교해 한 달 가량 늦은 것이다.
선거 슬로건을 반영한 현수막 제작, 선거 유세 차량 래핑 등도 줄줄이 지연됐다. 특히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은 김 후보는 당명이나 기호, 후보 이름이 적히지 않은 붉은색 점퍼를 입어 늦어진 준비를 확연히 드러냈다. 이후 오전 10시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 현장에 도착해서야 야구 유니폼 형태의 선거 운동복을 착용했다.
지방에서도 현수막이나 어깨띠 없이 개별 선거 운동이 진행됐다. 당 소속 의원들이 공개한 지방 유세 현장 사진 등을 보면 후보 이름 없이 기호와 당명만 찍힌 옷을 입거나 아무것도 없는 붉은 의상을 입었다. 일부 지역에는 김 후보의 사진과 이름이 새겨진 유세 차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지역 의원실 관계자는 "유세차는 오늘이나 내일쯤 나오는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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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가 지연된 것은 후보 교체 여파 등으로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를 당 대선후보로 확정했지만 후보 교체를 둘러싼 내홍을 겪으면서 준비가 일주일가량 더 늦어졌다. 이날 신동욱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단장은 "유세 차량도 오늘 정도에는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선거유세) 준비가 거의 다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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