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수요 여전히 뜨거워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에도
내년까지 주문 취소 없어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여파에도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현재 (고객들의) 주문 약화 징후가 없다"면서 "관세와 관련, 주문과 포트폴리오 덕분에 더 나은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라리는 1분기 인도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고객별 맞춤형 차량 수요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3% 늘어난 5억4200만 유로(약 859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17억9000만 유로(약 2조8369억원)로 13% 증가했다.
페라리는 올해 조정 영업이익이 20억 유로(약 3조1698억원) 이상, 이윤율이 29% 이상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대체로 유지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자동차 제조업체 다수가 가이던스(실적 전망)를 내놓지 않거나 대폭 하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번스타인의 스티븐 라이트만 애널리스트는 "다수 자동차업체 등이 미국 관세 여파 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가이던스를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 페라리는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페라리는 이탈리아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하며 미국 시장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미국이 시행 중인 수입차 관세(25%)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페라리는 이 같은 관세에 대응해 지난달 2일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의 가격을 최대 10%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비냐 CEO는 관세 여파에 따른 가격 인상에도 미국 내 수요가 여전히 "뜨겁다"고 전했다. 또 내년까지 꽉 찬 주문에 취소도 없다고 말했다.
FT는 "이 회사는 화요일에 2026년 전체를 포함하는 주문서에 취소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3월에 일부 모델의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라면서 "이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는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만큼 충분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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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CNBC 방송에 따르면 페라리는 관세 여파로 올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면서 올해 가이던스상 영업이익(EBIT)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이 0.5%포인트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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