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김문수·한덕수 회동
극적 타결은 기대하기 어려워
당은 의총·여론조사로 압박 고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단일화 논의를 위해 회동한다. 이번 회동에서 극적인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3일 연속 의원총회를 열고 전 당원 여론조사까지 강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오후 6시 모처에서 단독으로 만난다. 회동 장소는 약속 시간에 맞춰 공개하기로 했다. 회동은 김 후보가 먼저 제안했다. 6일 밤 10시쯤 김 후보가 한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일정을 잡았다.
김 후보가 먼저 제안했지만 한 번의 만남으로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단일화 방식이나 타임라인에 대해 안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담판을 짓기에는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기 때문이다.
일단 단일화 시기나 방법론을 두고 이견이 여전하다. 김 후보 측은 한쪽이 양보하는 담판 후 추대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시점은 못 박지 않은 채 김 후보 측 강경파 인사들은 투표용지 인쇄가 들어가는 오는 25일 전까지 마무리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단일화 시기와 방식 등은 두 후보가 만나 정할 일"이라며 "당이나 지도부는 (단일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를 그만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반면 한 전 총리와 당에선 후보 등록을 마무리하는 오는 11일을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방식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내세웠다. 한 전 총리 캠프의 대변인을 맡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는 11일 이전이어야 그나마도 이기는 선거를 해볼 수 있다"며 "누가 후보가 되든 당의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당을 완전히 배제한 단일화는 쉽지 않고 맞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의 샅바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김 후보가 당무 우선권 발동을 언급하며 이날 예정된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당은 강행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과 시점을 묻는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 후보 간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당은 지난 5, 6일에 이어 이날도 의총을 열고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단일화 문제를 재논의한다. 김 후보 측은 아직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30분 사이 의총을 열기로 하고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박수민·서지영 원내대변인이 김 후보 캠프 측과 접촉했지만 김 후보를 만나지도, 참석 여부에 대한 확답을 듣지도 못했다. 김 후보 측 인사는 "의총(참석)은 아직 계획에 없고, 다른 일정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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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가 일단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한을 보장하기 어려운 단일화 방식으로 시간을 버는 한편 지도부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난항에 빠진 단일화 화살을 당에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김 후보가 버티면 지지층이 모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대선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오는 7~8월에 전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당을 장악하려는 심산도 있을 것"이라며 "김 후보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버티려고 하면 당에는 자중지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파워게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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