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힘 내홍에 "김문수는 바지후보…한덕수 추대 사기극"

이재명, 국힘 겨냥해 "후보 뽑자마자 또 후보 영입하려 싸움"
민주, '靑 문건유출' 박관천 영입…朴 "비상계엄 거치면서 역할 고민"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6일 국민의힘이 공식 대선후보로 김문수 후보를 선출한 후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는 것을 겨냥해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민주당 황정아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바지 후보'를 뽑아 명분도 없는 단일화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 사기극이 폭로됐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전날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두고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한덕수 당이냐'라고 항변하는 김 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매도했다"며 "자신들의 대선 후보를 바지 후보 취급하려면 경선은 왜 했나"라고 했다. 황 대변인은 "국민의힘 경선은 내란 대행 한덕수를 후보로 추대하려는 대국민 사기극에 국민까지 끌어들인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충북 영동 방문 도중 기자들을 만나 "선거라는 것은 특정한 정치집단이 후보를 내고, 그 후보에 대해 선택권을 행사하는 게 통상적 모습이지 않나"라며 "요즘은 이상하게 변해서, 제가 경쟁해야 할 주요 진영(국민의힘)은 후보를 뽑자마자 또 후보를 영입하기 위해서 싸움을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그건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상대 후보와의 경쟁이 아니라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과 총체적인 대결을 벌이는 것 같다"며 사법부를 우회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바른미래당 대표·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이 서로 만나는 등 반명(反明) 빅텐트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누가 만난다는 것인가. 별로 관심이 없는데요, 뭐 그런 일까지…"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강훈식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는 노욕과 노욕의 대결"이라며 "소집 일시도 특정하지 않은 전당대회는 계약할 준비도 안 돼 있는데 계약서만 먼저 내민 꼴"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 겸 수석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당권파는 전당대회를 소집해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무력화시키는 (당헌·당규) 개정을 할 것"이라며 "김문수의 항복이냐, 제명이냐"라고 적었다.

민주당 선대위 신속대응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를 강조하는 한 후보를 겨냥해 "결승까지 부전승으로 올라와서는 다시 꽃길만 걸으려 구걸하고 있다"며 "남의 둥지에 알 낳는 뻐꾸기 정치, '구걸 정치'가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신속대응단은 "단일화가 성사 안 되면 출마를 포기하겠느냐. 대통령 선거가 장난이냐"며 "한 후보의 출마 선언이 진심이라면 단일화와 무관하게 완주하겠다고 국민들께 당당히 약속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선대위 신속대응단 부단장으로 박관천 전 경정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박 전 경정은 "비상계엄을 거치면서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대위 쪽에서 연락이 와서 흔쾌히 수락했다"며 "이틀 전쯤 위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경정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핵심 인물이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작성자로 지목됐다. 그는 당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우리나라 권력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 씨가 1위, 정(윤회) 씨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에 회자되기도 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