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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짜리 라지 피자 누가 먹나"…국내 진출 40년 만에 '멸종 위기' 피자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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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저물고, 반올림 뜨고
피자헛, 국내 진출 40년 기업회생절차
반올림피자, 오구쌀피자 인수…가맹점수 1위
1인가구 증가…냉동피자 등 가성비 인기

1985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1호점을 열며 한국에 피자를 소개한 피자헛. 2000년대 초반까지 매출액 4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식업계의 대표주자로 자리를 굳혔지만, 국내 진출 40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신세로 전락했다.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가 추락하는 사이 업계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저렴한 냉동피자 등 대체재의 등장으로 업황이 악화하는 동안 오히려 덩치를 불리는 역발상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기업이 등장한 것이다. 2011년 대구 수성구에서 배달전문으로 시작한 반올림피자다.

'피자' 알린 1세대 프랜차이즈의 위기
"3만원짜리 라지 피자 누가 먹나"…국내 진출 40년 만에 '멸종 위기' 피자헛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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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831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3년째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 때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 1위를 차지하던 피자헛의 위기는 가맹점주와 갈등에서 비롯됐다. 본사가 공급하는 원재료에 일정 마진을 붙여 가맹점에 판매하는 '차액가맹금'을 사전 동의 없이 부과한 것이 발단이 됐다. 가맹점주들이 2020년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9월 본사가 동의 없이 부과한 차액가맹금이 부당하다며 약 210억원을 가맹점주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한국피자헛은 대법원에 상고하며 반발했지만 채권단이 계좌를 압류하면서 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지난해 11월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통한 채권자 협상도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한국피자헛은 서울 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한 달 뒤 법원의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21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현재는 회생계획안 제출과 함께 인수합병(M&A) 절차도 함께 추진 중이다.

"3만원짜리 라지 피자 누가 먹나"…국내 진출 40년 만에 '멸종 위기' 피자헛 피자헛

한국피자헛은 1991년 6월 설립된 국내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다. 피자라는 음식 자체가 생소했던 당시 불고기피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면서 고급화 전략을 밀어붙이며 입지를 다졌다. 1985년 이태원 1호점을 시작으로 52개까지 지점을 늘리며 매장에서 먹는 프리미엄 피자로 호황을 누렸다.


그 결과 피자헛은 2008년 말 공시기준 매출 4000억원을 넘기는 등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피자헛은 2014년 매출액이 1000억원대까지 무너졌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부터 적자 전환됐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본사인 얌(Yum!) 브랜즈와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FA) 종료가 임박하면서 브랜드 자체가 국내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피자헛 최대주주는 오차드원이다. 미국 얌을 보유한 미국 본사는 2017년 한국 피자헛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매각했다. 업계에선 가맹점주들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떨어진 만큼 새 주인을 맞이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3만원짜리 라지 피자 누가 먹나"…국내 진출 40년 만에 '멸종 위기' 피자헛 피자앤컴퍼니
어려울 때 M&A…피자 1위 된 반올림피자

반면 국내 피자 시장 성장세가 꺽인 가운데 반올림피자는 M&A 카드를 꺼내 들어 몸집을 키워 피자 프랜차이즈 1위에 올랐다.


반올림피자는 지난해 말 '오구쌀피자'를 운영하는 오구본가를 100억원대에 인수해 몸집을 2배 이상 불렸다. 매장만 총 730개를 거느리게 되면서 국내 단일법인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 순위 1위를 달성, 초거대 브랜드가 됐다. 매출 역시 업계 2위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가맹 사업을 시작한 반올림피자는 사모펀드 오케스트라 프라이빗 에쿼티(오케스트라PE) 손에 들어가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감사보고서 기준 반올림피자의 매출은 2021년 189억원, 2022년 333억원, 2023년 537억원으로 성장했다. 2020년 265개였던 반올림피자의 매장 수 역시 2021년 6월 297개, 2021년 343개까지 늘었다.

"3만원짜리 라지 피자 누가 먹나"…국내 진출 40년 만에 '멸종 위기' 피자헛 '스모크 수비드 스테이크 피자'. 피자앤컴퍼니

지난해 매출은 490억원, 영업이익 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9%, 46.8% 감소했다. 오구쌀피자 인수로 인해 법인세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판관비 중 마케팅 비용 범주에 드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51.6%나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반올림피자는 오구쌀피자 인수를 계기로 물류 서비스 개선과 더불어 각종 식자재의 매입가 변동성을 적극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엇갈린 흐름이 배달 중심으로 재편된 외식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세분화된 입맛에 맞춘 신제품 출시, 연예인이나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 등 마케팅 등에서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외면받는 시장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피자헛의 소극적인 대응이 경영난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피자는 양이 많은 데다 가격도 라지 사이즈 기준 한 판에 3만원 수준을 유지한 것도 패책으로 꼽힌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형 피자 프랜차이즈가 급증하면서 기존 브랜드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냉동피자 등 대체재가 많이 등장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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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피자 프랜차이즈가 늘어났고, 오븐과 에어프라이어기가 보급되면서 외식 피자의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피자헛의 위기가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의 현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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