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석방 후 첫 재판
명씨 전 운전기사 증인신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2일 보석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형준 시장이 자신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는 강혜경 씨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박 시장의 전화번호도 없고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며 "(강 씨가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의 이언주 최고위원이다. 이 의원이 김태열 씨에게 돈을 지급하고 여론조사를 6~7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 씨는 이날 오전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대선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그런데 홍준표에게 현금을 받은 건 없다"면서 "김태열이 수표 2장 받았는데, 그건 김태열이 개인 카드값을 쓰고 강혜경 씨가 사비로 썼다"고 말했다.
명 씨는 그러면서 "박범계, 한병도 의원이 (면회) 왔을 때 '언주야 오빠한테 면회 좀 오라'고 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제 것이라고 자꾸 보도하는 데 아니다"라며 "강 씨가 압수된 PC에 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김태열, 강혜경 동업이라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 측 증인인 김 전 의원의 전 보좌관 김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김 씨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 과정에서 명 씨의 차량을 운전하며 창원에서 서울을 함께 다녔으며, 김 전 의원이 2022년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김 전 의원실 보좌진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씨는 검찰 주심에서 '명 씨,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고령군수 예비후보 A 씨와 함께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창원에서 명 씨를 태우고 고령으로 가서 A 씨를 태운 다음 갔다"고 답했다. 다만 "(명 씨 일행이)누구를 만났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준석 의원이 명 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을 파리 대사로 보내는 것을 제안했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명 씨가 이준석 의원과 공천 관련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 있냐'는 검찰 질문에 "(이 의원에게)김영선 의원이 공천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통화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명 씨에게 김영선 씨를 파리 대사로 보내는 게 어떻겠냐 말하는 것을 들은 적 있냐'는 물음엔 "(명 씨와 함께)노원구에 찾아갔을 때 같이 차 안에서 그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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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명 씨 측 반대 신문에서 '김영선이나 명태균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주고받기로 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냐'는 명 씨 측 변호사 질문엔 "예"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이 길어지면서 휴정하고 오후에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후에는 김영선 전 의원 측의 김 씨에 대한 반대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창원 =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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