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회 수 20개 작년 비교 2개 감소
새로운 속도 규정 발표 스피드업
기상 관측 시스템 도입 안전 우선
해외 투어 교류 확대 경쟁력 강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새로운 방식으로 위기 극복에 나선다. 시스템 전반에 변화를 주며 투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KPGA 투어 대회 수는 20개로, 지난해 22개에서 2개 줄었다. 이는 2021년 17개 대회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하지만 KPGA는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외형보다는 내실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2025시즌 KPGA 투어가 흥행을 위해 시도하는 다양한 변화가 그 증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기 속도(PACE OF PLAY) 규정의 개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스피드업' 흐름에 발맞춰, 과도한 샷 시간(EST·Excessive Shot Time) 관리 기준을 새로 도입했다. 첫 스트로크에는 최대 70초, 이후 스트로크에는 60초가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스트로크당 허용 시간은 40초이며, 파3 티샷·그린 어프로치·칩샷·퍼트 등 특정 상황의 첫 번째 플레이어에겐 10초의 추가 시간을 허용한다.
기존 규정은 한 그룹 전체가 정해진 시간보다 늦어질 때만 제재가 가능했다. 이로 인해 느린 플레이어도 동반자가 빠르면 제재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EST 도입으로, 느린 플레이어는 개별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시간이 초과되면 '배드타임' 판정을 통해 즉시 경고 또는 벌타를 받게 된다. 지난해 KPGA 평균 라운드 소요 시간은 4시간 35분이었고, 올해 목표는 이보다 10분 단축된 4시간 25분이다.
경기 운영 방식도 효율화한다. 경기위원회는 1인승 골프카트 '싱글(SINGLE)' 8대를 도입해 운영에 나선다. 이 카트는 페어웨이 내 주행이 가능해 경기위원들이 갤러리를 피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덕분에 선수 위치까지 더 신속하게 접근해 경기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기위원 역량 강화도 핵심 과제다. 국제 회의 참석과 세미나 개최를 통해 골프 룰 교육, 코스 세팅, 안전 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KPGA 투어 출신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만큼, 국제 기준에 맞는 경기 운영 능력 강화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기상 관리도 한층 체계화된다. KPGA는 전문 기상업체와 협업해 기상 관측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다. 이를 통해 경기 지연, 중단, 라운드 취소 등 기상 변수에 사전 대응하고, 스폰서 및 중계사와의 일정 조율도 원활히 할 수 있다. 동시에 선수 및 갤러리의 안전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어의 기본 틀도 다듬는다. 지난해부터는 대회별 총상금 기준을 상향하고, 대회 최소 상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선수 처우 개선에 나섰다. 올해부터는 KPGA 투어 통산 상금 순위 톱 20 선수에게 시드를 부여하는 새 카테고리도 운영된다.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으며, 시드 유효 기간은 1년이다. 첫 번째 수혜자는 장타자 김대현이다.
해외 투어와의 교류도 확대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DP월드 투어와 협력해 KPGA 소속 선수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늘린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선수는 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최종전 직행권과 DP월드 투어 1년 시드를 받는다. 1∼2위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 2∼3위는 DP월드 투어 시드가 주어진다.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출전 기회도 제공한다. 상위권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팬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KPGA는 4~5개 대회를 시범적으로 직접 운영하며 티켓 판매 시스템을 구축한다. 갤러리 성향을 분석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한 타깃 마케팅 기반을 마련한다. 이벤트와 경품 등 현장 참여 요소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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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에는 포털 사이트와 연계한 온라인 티켓 발급 시스템과 시즌권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기념품 판매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의류, 모자 등 관련 상품을 제작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운영도 확대해 유튜브 등에서 KPGA 선수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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