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측, 한덕수와 빅텐트 가능성 언급
다른 후보들 "내부동력·공정성 약화"
토론회서 빅텐트론 공방전 벌어질 듯
국민의힘의 1차 경선이 17일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꺼지지 않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대망론에 국민의힘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한 대행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빅텐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보수 지지율 1위를 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빅텐트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선 지지율 수성에 나섰고, 다른 후보들은 부당하다며 분위기 환기에 돌입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행과 김 전 장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실패한 정권의 주역들이 생각날 것"이라고 촌평했다. 안 의원은 한 대행의 출마설에 대해서도 "국내 민생경제가 도탄에 빠져 있지 않은가. 국제외교도 각자도생하는 외교이고, 미국의 관세 문제도 있다"며 국정운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처럼 다른 후보들도 한 대행의 출마와 빅텐트론이 번지는 게 국민의힘 경선 흥행과 대선 본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전 장관이 국민의힘 내 지지율 1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 대행과의 통합 논의 가능성을 내비쳐 대선후보 굳히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홍 전 시장은 전날 YTN 인터뷰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론과 이후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의미 없는 짓이자 어처구니없는 소리"라며 "내부의 동력을 약화하기 위해서 일부 책략을 꾸미는 음모자들이 있다"고 반발했다. 한 전 대표도 KBS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론에 대해 "갑자기 (한 대행이) 부전승으로 기다린다? 그것을 누가 동의하겠는가. 누가 그것을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이날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오는 18일 비전발표회, 19~20일 TV토론회에서 한 대행 출마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다자 대결과 양자 대결 모두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와 반이재명 여론을 집결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전날 한 대행의 출마론을 제기한 박수영 의원을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박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당 후보가 되고 나면 범보수는 물론 진보 중에서도 이재명은 막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대연정을 해야 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실제로 한 대행의 범보수층 지지율이 최근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일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 가운데 '보수 후보 당선'에 공감한 유권자(349명)를 대상으로 범보수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한 대행이 29.6%로 가장 높았고, 김 전 장관은 21.5%, 한동훈 전 대표는 14.1%, 홍준표 전 대구시장 10.9%, 나경원 의원 7.0%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의 출마설 제기에 더해 한 대행이 최근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불출석 등 더불어민주당에 초강수를 두며 존재감이 강해져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로 이어졌다고 해석된다. 한 대행도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전날 광주 기아 오토랜드, 이날 울산 HD현대중공업 등을 찾는 등 대권 후보급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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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4.6%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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