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드문 사람…아이디어 결국 실현"
러시아·미국 우주 개발협력 지속 강조
러 우주발전 새 프로젝트 곧 공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성 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를 옛 소련의 대표적인 우주 공학자인 세르게이 코롤료프에 비교하며 극찬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우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조만간 러시아의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가 승인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머스크에 "화성에 미친 사람"
러시아 국영매체인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바우만 모스크바국립공대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 CEO를 "화성에 미쳐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미국에 살고 있다"며 "그렇게 특정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인류에 흔하게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에는 믿기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러한 아이디어들은 종종 얼마 후에 실현된다"며 "다른 선구자인 코롤료프의 아이디어도 실현됐다. 그들의 계획 중 일부는 믿기 어려워 보였지만 모두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코롤료프는 1950~1960년대 미국과 소련이 우주 경쟁을 할 때 소련의 우주 프로젝트를 이끈 우주 및 로켓 엔진 공학자다. 소련 우주 프로그램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발사와 유리 가가린의 인류 최초 유인 우주 비행 등을 성공시켰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머스크 CEO의 화성 탐사 계획에 대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은 실행하기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이것에 관심이 있다면 당신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해외 투자·경제 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머스크 CEO와 만나 우주 분야 협력 전망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산업·기업인연맹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미래에 머스크 CEO와 논의할 것"이라면서 머스크 CEO를 "인류를 전진하게 하려는 독특한 지도자"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드미트리 바카노프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과 우주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미국과 이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개발, 서방 협력 지속되는 유일 분야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주 협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제우주정거장(ISS) 공동 운영을 예로 들었다. 러시아는 2022년 미국과의 갈등 속에 ISS에서 철수하고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러시아의 우주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우주 분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한 이후에도 양국이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다. 반면 유럽은 러시아와의 우주 협력을 중단했다고 푸틴 대통령은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중국과 '흥미롭고 야심 찬' 우주 분야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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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주산업개발 관련 회의에서는 러시아가 화성, 달뿐 아니라 심우주(deep space) 탐사 분야에서 국제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다며 "우리는 다른 우주 강대국 파트너들과 협력 형식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주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키워야 하며 러시아의 우주 탐사 계획이 선진 우주 강국의 위상에 걸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만간 러시아의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가 승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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