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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서 실행으로"…한미 산업협력, 실무과제 구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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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기술보다 제도 설계의 속도가 더 중요
방산·조선, 미국은 기술력-생산역량 결합을 요구
수소·원전·LNG, 공동 투자·공동 수출로 전환해야

"정책에서 실행으로"…한미 산업협력, 실무과제 구체화해야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04.15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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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산업협력이 실무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 자리였다. 단순한 '협력 필요성'을 선언하는 것이 아닌, 어느 분야에서 어떤 기술과 제도를 묶을지를 논의한 행사였다. 민간 전문가와 기업의 현장 발언은 정부간 대화의 설계도를 먼저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이날 양국 간 협력이 안보뿐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개회사에서 "한국은 신에너지, 조선,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며 "한국의 제조 역량과 미국의 선진 기술력이 결합하면, 양국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한국을 중요한 경제·산업 파트너로 계속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회사에 이어진 행사에서는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방산·조선, 에너지 등 3개 분야에서 실질 협력 과제가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미국 내 산업정책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산업 공급망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한국도 단순한 대응을 넘어서 '협력의 주체'로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반도체·AI, '기술력'보다 '구조 설계'가 먼저 나와야 할 시점

첫 세션은 기술보다 제도와 구조 설계의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미국 반도체 지원정책이 생산 거점을 넘어서 공급망 전체와 기술 수출통제, 인력 재편까지 포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를 결정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마틴 초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간 기술 경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및 기술안보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수출통제, 공급망 재편, 연구개발 투자 등 다층적인 전략이 진행 중이며, 한국 등 동맹국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반도체 산업 내 기술뿐 아니라 제도, 인력 양성 체계와의 병행 발전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 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망 안정성과 정책 정합성, 현지 전문인력 확보 같은 복합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마이크 예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정책협력 총괄은 인공지능의 확산에 따른 데이터 이동, 책임성, 국제 규범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한미 간 공동 거버넌스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방산·조선, 조선 역량 기반 기술동맹의 확장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의 국방 전략 변화 속에서 한국과의 조선·방산 분야 기술 협력 필요성이 다뤄졌다. 미국이 전략적 동맹을 선택할 때 기술력과 생산역량의 결합을 요구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 조선 및 방산 공급망 취약성을 지적하며, 한국은 고유의 조선 역량을 갖춘 동맹국으로서 전략적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다영 대외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한국 조선산업의 고도화된 기술력을 소개한 뒤, 미 해군 함정 정비(MRO) 분야 등에서 협력을 조기에 확대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실제 기업의 진행 사례도 공유됐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상무는 HD현대가 2023년부터 미 해군 비전투함(MSC)에 대해 정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조선소 간 연계를 통해 향후 전투함 분야 진출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준형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도 방산 부품 현지화 및 정비 거점 확대 계획을 소개하며 한미 기술동맹의 생산 기반 확장을 언급했다.


수소·원전·LNG 연결 협력 가능성

에너지 세션에서는 '수입자·공급자' 관계를 넘어, 공동 투자·공동 수출로 전환하려는 흐름이 감지됐다.


정지호 두산에너빌리티 팀장은 뉴스케일파워와 함께한 SMR(소형모듈원자로) 주기기 제작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과 미국이 각각의 기술 강점을 기반으로 제3국 수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 역시 한국의 설계·시공 역량과 미국의 규제·정책 인프라가 결합돼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주영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라는 점을 짚으며, 미국과의 협력이 단순 수입을 넘어 투자 및 전략 연계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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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컨퍼런스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연내 '한미 산업협력 공동계획 2.0(2025~2027)'을 수립할 계획이다. 기존 정책 협력 중심의 1기 계획에서 나아가, 2기 계획에는 공급망 조기경보 체계 구축, 기술 실증 연계, 국제표준 정립, 공동 수출전략 등 실무형 협력 과제가 포함될 예정이다.

"정책에서 실행으로"…한미 산업협력, 실무과제 구체화해야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과 앤드류 게이틀리 주한미대사 상무공사가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 참석,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4.15 윤동주 기자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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