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15년 만에 다시 국립극장이 있는 장충동으로 돌아왔다. 국립극장과 함께 건너편에 있는 자유총연맹 부지가 쌍두마차가 돼 장충동이 완전한 공연예술센터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잘 만들어보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극단의 국립극장 복귀 기념식에서 남산공연예술벨트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립극단, 남산에서 이어가는 연극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국립극단이 15년 만에 다시 국립극장으로 복귀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국립극단 출신 박정자, 이호재 등 원로 배우를 비롯해 연극 관련 협회·단체, 유관 기관 관계자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1950년 창단한 국립극단은 국립극장 전속 단체로 명맥을 이어오다 유인촌 장관이 처음 문체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2010년 재단법인화 하면서 국립극장에서 분리됐다. 당시 국립극단은 '백성희장민호극장'과 '소극장 판'을 보유한 서계동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3년 서계동 문화공간 일대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국립극단은 터전을 옮겨 대학로 홍대 아트센터에 임시로 입주했다. 이후 여러 논의 끝에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대신 장충동 국립극장으로 복귀하는 방안이 확정되면서 지난달 말 국립극장으로의 이전을 완료했다.
유 장관은 국립극단이 다시 국립극장 품으로 돌아오고 국립극단 예산 규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국립극단이 명실상부 국내 대표 극단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 장관을 맡았을 때 국립극단 예산이 25억원이었는데 50억원으로 올렸고 지금은 160억원으로 늘었다"며 "그릇이 커진만큼, 또 장충동에 다시 둥지를 틀었으니까 많은 국민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보답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유 장관은 국립극장과 건너편 자유센터 부지를 활용한 남산공연예술벨트 추진에도 다시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남산공연예술벨트는 2026년까지 국립극장과 연계한 공연연습실, 스튜디오, 무대제작소 등을 포함한 창·제작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문체부는 공연연습실 등의 공간을 국립극장 건너편에 있는 한국자유총연맹의 자유센터 부지에 확보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자유총연맹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문체부는 나아가 국립극장, 국립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2030년에 개관 예정인 서계동 복합문화공간을 연계해 서울 도심에 공연장과 창·제작 공간을 연이어 조성하는 공연예술벨트를 완성해 공연예술산업 전반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유 장관은 "자유센터 부지를 남산공연예술센터 제2의 둥지로 만들려고 지난해 예산도 올리고 준비를 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반대하는 분들이 계셔서 생각만큼 진도가 못 나갔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제가 내년 예산까지 다 정리하고 떠날 것이기 때문에 내년 예산에도 다시 반영해서 자유센터 자리가 공연예술센터로서 국립극장과 함께 쌍두마차가 될 수 있도록 여건을 잘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된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에 대한 당위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서 예술단체를 키우지 왜 서울에서 단체를 내려보내느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지역에서 예술단체를 창단하려 해도 사람이 없다"며 "그래서 본부가 내려와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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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은 "국립예술단체 지역 이전 등 국립예술단체 변화와 관련된 정책들이 최근 많이 발표되면서 상당히 술렁거리기도 하고, 준비도 안 됐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단체들이 내년부터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또 "국립극단은 장충동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에 지방으로 안 내려가고 아마 이곳에서 계속 극단의 역할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며 "그 대신 지역에 제2, 제3, 제4의 국립극단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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