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봉변…호주 당국 "이의 제기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주 외딴섬 노퍽에 29%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부과해 논란이다. 노퍽 아일랜드(Norfolk Island)는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화산섬이다.
연합뉴스는 4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을 인용해 영국에 있는 또 다른 지명과 이름이 같아서 벌어진 '봉변'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당국은 이날 관세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노퍽섬이 최근 미국에 수출한 이력이 거의 없는 외딴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9%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 본섬에 때린 관세보다도 19%포인트 높은 비율이다. 노퍽섬에 사는 인구는 2000여명에 불과하다. 노퍽섬 당국자는 "우리 섬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게 없다"며 손사래 쳤고, 호주 통상 장관인 돈 패럴은 "분명한 착오"라며 부랴부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런 이유로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에 있는 노퍽이라는 또 다른 지명과 헷갈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 당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노퍽섬은 미국에 65만5000 달러(9억4000만원) 규모를 수출했다.
이 중 대부분인 41만3000 달러가 가죽 신발로 적시됐다. 실제로 노퍽섬에 있는 신발 가게들은 "우리는 관광객에게 신발을 파는 곳으로, 미국에 수출한 적이 없다"고 반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관련 행정명령 부속서에도 노퍽섬은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 당시 제시된 표에는 포함됐지만, 이후 부속서에서 사라진 곳은 더 있다. 인도양의 섬인 프랑스령 레위니옹은 발표 당시 제시된 표에 37%의 상호관세를 부과받는다고 나와 있었지만, 부속서에는 이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프랑스령 생피에르 미클롱도 발표 때와는 달리 부속서에 관련 내용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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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펭귄만 사는 남극 무인도에 10% 관세를 부과하자 온라인상에선 트럼프를 조롱하는 '펭귄 밈'이 유행하고 있다. 트럼프가 "관세를 내라"고 펭귄에게 소리치자, 펭귄은 "우리는 사업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맞받아치는 이미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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