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어대명 對 신3김
국힘, 찬탄파 對 반판파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조기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내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당내 경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김문수·오세훈 등 거론되는 대권 잠룡들만 7명 이상이지만, 준비 상태로만 본다면 야당과 비교할 때 갈 길이 멀다. 물밑에서 움직이던 여권 잠룡들도 본격적인 출마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시점부터 로키(low-key) 모드로 파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단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 전 대표나 오 시장 등은 선고 시점에 맞춰 대선 캠프를 바로 가동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팀을 꾸리고 캠프 인선 작업 등도 일정 부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에 반대해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잠룡들도 대선 모드로 전환할 전망이다. 탄핵 정국 이후 여권 지지율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출마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전망이다. ‘윤심 계승자’가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오른 만큼 강성 지지층 표심을 얻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대표의 독주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발목을 잡고 있던 ‘사법리스크’까지 해소했다. 이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 다자대결 구도에서 여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2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리더십과 견고한 야권 지지층을 바탕으로 최근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중도·보수층으로 지지율 확대에 나섰다. 민주당은 탄핵 인용 전부터 이 대표를 중심으로 조기 대선을 고려한 공천 전략과 조직 정비를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야권 일각에선 당내 경선 대신 이 대표를 추대하는 방식까지 거론된다. ‘이재명 때리기’로 존재감을 키우던 이른바 비명(비이재명)계 유력 대권 후보인 ‘신(新)3김(김동연 경기지사·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당내 대선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줬다.
최근 행보 역시 정치권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단식농성을 벌였던 김경수 전 지사는 최근 건강을 회복한 후 경남 산불 현장에서 민생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앞서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 대표에게 임기 단축 개헌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고, 김부겸 전 총리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재수 의원, 김두관 전 의원 등이 경선 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은 이낙연 전 총리는 최근 ‘합리적 중도 세력’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확대하고 있고, 조기 대선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선거체제에 돌입하며 대국민 소통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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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국혁신당 등에선 범야권 후보 단일화 등을 고려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 경선)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 이런 제안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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