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사의표명했지만 F4가 만류, 거취는 탄핵선고 이후"(상보)

이복현 금감원장 금융위원장에게 사의표명했지만 만류
경제 불확실성 커 당분간 직무 계속 수행예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을 비롯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F4 회의 멤버들이 이를 만류해 거취 문제는 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의표명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금감원장에 대한 제청권자가 금융위원장인데 최근에 금융위원장께 연락을 드려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정부의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 분위기와 관련해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전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여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요청을 받아들여 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 원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조용준 기자

이 원장은 사의표명 이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최 부총리와 이 총재 등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멤버들이 강하게 만류해 당분간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 (사의표명) 소식을 들으셨는지 부총리님이나 한은 총재께서도 연락을 주셔서 지금 시장상황이 어려운데 (사의는)안된다고 말렸다"며 "특히 오늘 밤에 미국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상황인 만큼 내일 아침에 F4 회의하면서 다시 애기를 해보자고 했다"고 현재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 이후 이후 환율이라든가 금융시장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내일 F4는 제가 안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내일 F4 회의서 만나서 시장 관련 이슈나 대응 방안을 논의한 후 (거취문제는)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현실적으로 4일 (탄핵심판)상황이 대통령이 오시는지 안 오시는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저도 어떤 입장 표명을 하더라도 대통령께 말씀드리는 게 가장 현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