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예고 여파로 28일 국내 증시에서 현대자동차, 기아 등 자동차 관련주가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오전 10시45분 현재 전장 대비 3.76% 내린 주당 20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날 기아 역시 2.25% 떨어진 9만570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날에도 각각 3~4%대 낙폭을 기록했었다. 넥센타이어(-2.51%), 한온시스템(-1.04%), 금호타이어(-0.62%) 등 관세 여파가 예상되는 관련주들도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 및 핵심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한 데 따른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백악관에서 미국 투자 발표 후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이번 관세 발표로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재차 증폭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한국투자증권은 최악의 시나리오(한국산 15%, 멕시코산 25% 관세) 가정 시, 가장 크게 수익성이 하락하는 기업으로 넥센타이어, 한온시스템, 금호타이어, 현대위아, 현대차, 기아, 한국타이어, HL만도, 현대모비스 등을 꼽았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의 관세가 부과되는 과정에서 물량, 이익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4년 기준 한국 자동차의 생산 중 대미 수출비중이 35%에 달하는 점을 짚으며 "평균 수출가격이 2만3000달러인데, 이를 기준으로 25% 관세가 부과되고 판매가격으로 전가하지 못해 전액 비용으로 흡수할 경우 대당 800만원 정도의 이익 감소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송 연구원은 이미 자동차 관세 이슈가 국내 주가에 많이 선반영돼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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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주가에 부정적"이라면서도 "미국 현지화가 된 기업이라면 관세 부담보다 가격 상승의 반사 수혜가 클 수도 있다"고 주목했다. 그는 "현대차그룹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생산을 늘림으로써 관련된 피해를 줄이고 수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HMGMA의 생산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피해는 줄어들 것이다. HMGMA 생산이 50만대까지 늘면 오히려 관세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략적 생산기지이자,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발표한 201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핵심 거점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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