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서울에 화해 손길' 보도
사드 이후 양국 관계 냉각
비자면제 조치로 문화교류 신호탄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 조치 이후 냉각됐던 한중 관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 복귀와 문화 교류 확대 움직임이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로 이어질지 미지수지만, 양국 관계 개선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베이징은 한국 관광객의 귀환과 K팝 같은 문화 콘텐츠 수용을 통해 서울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으며,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일 상하이에서 열린 K팝 걸그룹 아이브(IVE)의 사인회에 약 200명의 중국 팬들이 몰린 사실을 전하며 이날은 한국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한국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이 한국인 방문객에게 비자를 면제한 데 따른 화답 성격을 띠고 있다.
추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의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조치와 K팝의 중국 복귀가 양국 관계 개선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11월 도입된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이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64만7901명으로 전년 동기(40만3470명) 대비 60.6% 급증했다.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소비와 활동도 차츰 허용되는 분위기다. 아이브에 앞서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달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상하이를 찾았으며 봉준호 감독의 최신작 ‘미키 17’은 이달 초부터 중국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SCMP는 "이 같은 문화 교류가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가운데 나왔으며 한류에 대한 비공식적 규제를 더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데 합의한 이후 한류 콘텐츠 수입과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사실상 금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게 된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저우 샤오레이 베이징외국어대 외국학 부교수는 이번 문화 교류의 주요 추진자가 베이징이라며 "중국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전에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활발해진 한중 문화 교류에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금 뜨는 뉴스
한중 양국정부도 인적·문화적 교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7일 하얼빈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양국 국민 간의 우정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CMP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올해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의 방문을 희망하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