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등 절반가량이 복귀
제적 시 재입학 어려워
40개 의대 중 절반가량이 의대생 등록·복학 신청 마감일을 오는 28일로 두고 있어 1년 넘게 이어진 의대 교육 파행이 이번 주 이후 정상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이날부터 미등록 휴학생들에게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한다. 연세대는 공지문을 통해 "21일까지 복학 신청이 되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제적 처리하기로 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지난 21일 등록·복학 신청을 마친 의대는 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 경북대, 차의과대 등 5곳이다. 이 중 연세대와 고려대는 미복귀 의대생의 절반가량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와 각 의대가 올해 '학사 유연화' 정책을 두지 않고 미복학 시 학칙대로 처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의대생 사이에서 '일단 제적은 피하자'라는 분위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납부 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으면 유급되지만, 등록금도 내지 않고 수강 신청도 하지 않으면 제적된다. 특히 24·25학번은 제적 시 재입학이 어렵기 때문에 '제적' 카드가 이들 복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재입학은 해당 학년의 결원만큼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 의대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더블링(24·25학번 동시교육)'이 불가피한 데다가 내년 신입생인 26학번까지 입학하면 1학년 결원은 거의 없게 된다. 제적되면 돌아올 자리가 없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학사 정상화가 지연될수록 가장 큰 피해는 24학번 이후부터 본다고 강조해왔다. 23학번 이상은 복귀하면 종전 교육과정을 적용하면 되지만 24·25학번은 7500명이 함께 1학년 수업을 받아야 한다. 올해도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26학번까지 포함한 세 학번이 동시에 수업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교육)'은 불가능하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대규모 제적 가능성까지 불사하며 강경책을 내놓은 데에는 그만큼 올해는 반드시 의대 교육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나머지 대학에도 의대생 복귀 움직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 등은 오는 27일, 경희대·인하대·가톨릭대 등은 28일로 40개 대학 중 18개 대학이 이번 주까지 복귀 신청을 받는다. 40개 의대생의 복귀 현황 등은 다음 달 초중순께 집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 뜨는 뉴스
만일 대규모 제적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각 대학은 편입 등을 통해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의대국장)은 지난 19일 라디오에서 "(결원이 발생하는) 의대는 소수이긴 하지만 (일반 편입학은) 결원이 나왔을 때 하는 일반적 처리 절차"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도 편입학 규모는 수십 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의대에서 뽑은 편입생 수는 54명이었으며 경쟁률은 65.4대 1이었다. 편입 경쟁률은 2022년 52.2:1(15개 대학 57명 모집), 2023년 62.0:1(16개 대학 59명 모집) 등으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1, 2학년 정원이 7500명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학교에 돌아오지 않으면 4000명가량이 제적된다"며 "대학에서 보통 중도 탈락 대비 30% 정도를 편입으로 뽑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각 대학에서 1000명가량의 편입생을 뽑을 수도 있다"고 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