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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민감국가 지정, 단순 보안 아닌 핵기술 유출 등 여러 가능성…韓 계속 자책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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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민감국가 지정' 美 전문가 인터뷰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트로이 스탠거론 윌슨센터 국장
단일 위반 사례로 민감국 지정되지 않아
수미 테리 사건 이어 韓 정보·보안 활동 구멍
트럼프, 향후 무역 협상서 지렛대로 쓸 수도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배경을 놓고 우리 측의 연구소 보안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 일각에서 핵·원자력 기술 유출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이 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이 지난해 수미 테리 사건에 이어 올해 민감국가 지정까지 허술한 대미 정보·보안 활동으로 한미 관계와 한국의 이익에 부담을 주는 '자책골(own goal)'을 넣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앞으로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민감국가 해제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 또한 나왔다.


[인터뷰]"민감국가 지정, 단순 보안 아닌 핵기술 유출 등 여러 가능성…韓 계속 자책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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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트로이 스탠거론 우드로 윌슨센터 한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감한 원자력 소프트웨어를 한국으로 반출하려던 시도가 트리거 요인으로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단 하나의 위반 사례만으로는 민감국가로 지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 에너지부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며 "미 정부의 최종 설명이 나오기 전까지는 핵 비확산 문제를 비롯한 다른 요인들이 민감국가 지정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미국이 최근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원인이 연구소 보안 문제라고 설명했다. 미 에너지부가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서 산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 직원이 수출통제 대상인 미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한국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된 사실도 전날 드러났다.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에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워싱턴D.C. 전문가들은 또 다른 핵·원자력 기술 유출 가능성, 미국의 핵 비확산 우려 등을 포함해 추가적인 요인이 더 있을 것으로 봤다.


민감국가 지정으로 한미 양국 간 첨단기술 협력은 일부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부는 국가 안보, 핵 비확산, 테러 지원 등 우려가 있어 특별한 정책상 고려가 필요한 국가를 민감국가로 지정한다. 일단 민감국가로 지정되면 해당국 국적자는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 연구소와 공동 연구 진행 시 더욱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한국이 민감국가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한국인 전문가는 미 정부 시설에 출입하기 전에 추가 심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공동 프로젝트 참여자나 면제를 받은 사람은 추가 심사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탠거론 국장은 "향후 인공지능(AI), 에너지, 양자컴퓨팅 등 에너지부 산하 모든 첨단기술 연구에 참여하는 한국인들은 더욱 엄격한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이번 민감국가 지정에 핵 관련 기술 유출이나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 등이 영향을 미쳤다면 한국이 원전 수출이나 향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다만 한미 기술 협력 제한 가능성과 관련해 연구소 보안 규정을 위반한 사례의 의도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번 민감국가 지정 배경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INL 직원의 원자력 기술 반출 시도가 문제라면 구체적인 동기가 파악돼야 한다"며 섣부른 추측을 자제했다. 그는 "첨단기술과 관련한 한미 협력은 과거의 특정 사건보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 분야 협력을 어떻게 추진할지와 더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수미 테리 사건에 이어 이번 민감국가 지정까지 한국 정부가 연루됐거나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정보·보안 활동에 구멍이 발견되면서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수미 테리 사건은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출신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며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이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런 사건들이 계속 보고되면서 미국 정부 내에서 한국의 정보 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당혹스러운 점은 이런 활동이 오히려 한국의 장기적인 이익과 한미 관계에 역효과를 낳는 자책골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폭격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우리 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민감국가 제외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탠거론 국장은 "서울과 워싱턴은 무역과 관련한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민감국가에서 해제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민감국가 목록에서 제외되기 위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민감국가 지정을 놓고 한미 어느 쪽도 파장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국내 정치권은 여야가 서로 여권 내 핵무장론, 야당의 반미 성향이 민감국가 지정의 원인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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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 소장은 "이 (민감국가 지정) 결정 자체로는 결과가 제한적이며 지금으로서는 과거 사건에 대한 대응 수준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어느 쪽이든 사안을 지나치게 부풀리면 양국 관계에 더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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