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사무실 복귀 환영하는 Z세대
"회사서 배울 기회 많아 성장 가능"
아마존·JP 모건 등은 재택근무 종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며 원격(재택)근무를 선호했던 미국 Z세대 근로자들이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사무실 복귀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료와의 직접적인 교류, 경력 성장 기회 등을 이유로 사무실 근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 FTI컨설팅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Z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FTI컨설팅이 미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격근무자의 74%가 사무실 복귀가 강제될 경우 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자의 62%도 같은 입장을 보이며, 강제적인 사무실 복귀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다만, 연령별로 살펴보면 Z세대의 42%는 '사무실 복귀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사무실 복귀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률도 33%였다. X세대(1960년대 후반~1970년대 출생자)가 같은 질문에 각각 33%, 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사무실 근무의 장점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에서 채용 컨설턴트로 일하는 줄리아 예이츠(26)는 사무실 근무가 조직 내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무실에서는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져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가 많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며 "반면 X세대는 이미 직장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필요성이 낮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텍사스 오스틴에 거주하는 페이지 카일리 맥스웰(28)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재택근무를 하며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누려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대인관계가 단절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2023년 대면 근무로 전환한 후 적응하는 과정이 힘들었으나,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즉, 팬데믹 기간 원격 근무를 경험한 Z세대는 사회적 고립감, 경력 성장의 한계, 네트워킹 부족 등의 문제를 실감했다. 이에 따라 사무실 복귀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HR 컨설턴트인 나탈리 노르푸스는 "경력을 막 시작한 Z세대는 대면 멘토링과 네트워킹, 그리고 동료들과의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은 사무실을 배움과 협업의 공간이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모든 Z세대가 사무실 복귀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Z세대 근로자들은 사무실 근무가 반드시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업무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보장하는 원격 근무가 오히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연구 책임자 킴 파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사무실 복귀 정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원격 근무의 가장 큰 장점으로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주요 기업은 재택근무 정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거나 철회하는 추세다. 세계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지난해 재택근무 정책을 완전히 폐지했다. 아마존은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를 허용했으나 2023년 5월부터 주 3일 이상 출근 체제로 바꿨고, 올해부터는 주 5일 출근을 원칙으로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과 IT기업 델 테크놀러지는 이번 달부터 주 5일 출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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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연방 공무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금지하고 사무실 출근을 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나는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외출하거나 테니스·골프를 치러 갈 것이다.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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