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전략적 지원에 대학들 이공계 확대 추세
"문과 무용론 경계" 일각의 우려 목소리도
인문·사회 분야 명문 대학인 상하이 푸단대가 문과 신입생 비중을 줄이고 공대를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홍콩 성도일보는 18일 푸단대가 최근 문과 신입생 모집 비율을 현행 30∼40%에서 20%까지 낮추고 기존 공과학원(단과대)을 6개의 '혁신학원'으로 나누겠다는 개혁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문과 분야에는 '신(新)문과'를 증설하기로 했다.
진리 푸단대 총장(중국과학원 원사)은 "성숙한 사회에선 문과가 이과보다 더 중요하지만, 현재 시대적 배경에서 문과에 대학생이 얼마나 필요한가"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주요 대학들은 AI 등 첨단 학문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올해 초 '중국산 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중국 당국이 AI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하면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이자 이공계 최고 명문인 칭화대는 올해 학부생 정원을 약 150명 늘렸다. 새로운 교양학부를 설립해 AI를 여러 학문과 통합하는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산시성의 시안교통대에선 작년 9월 학제 간 AI 과정이 문을 열었다. 베이징우정대에선 AI 로봇공학 과정이 신설됐다. 푸단대 역시 AI와 관련된 과목이 약 100개 신설됐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15개 대학과 2개 연구기관, 2개 출판사로 구성된 'AI 101 계획'이라는 AI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을 배출한 공학 명문 저장대 총장 두장펑을 부부장(차관)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지금 뜨는 뉴스
성도일보는 문과의 대퇴조는 AI 물결 속에 대학들이 스마트 기술을 수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각의 우려 목소리도 전했다. 푸단대에서 18년간 몸담은 정치학자 후웨이는 최근 기고문에서 "'문과 무용론'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근시안적이고 매우 유해하다"며 "푸단대는 중국 대학의 문과 요충지로, 공리주의를 버려야 한다. 지금의 문제는 문과를 줄이는 게 아니라 문과의 학술적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