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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치동 학원가의 '영재적인 모멘트'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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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치동 학원가의 '영재적인 모멘트'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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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영재적인 모먼(멘)트다."


4살 아이가 과자를 적게 줬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를 들은 '제이미 맘' 이소담씨(개그우먼 이수지)는 수를 셀 줄 아는 영재적 자질을 갖췄다고 감탄하며 아이를 수학학원에 보낸다. 대치동 학원가 라이딩(Riding)하는 엄마들을 패러디한 유튜브 동영상 시리즈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의 한 대목이다. 이씨는 "오징어게임2에서 제기차기가 나와, 혹시 수행평가에 포함될 수 있다"며 청학동에서 온 제기차기 과외 선생과 상담하기도 한다.


이 동영상은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다. 대치동에서도 파장이 컸다. 이씨는 극 중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양한 명품을 입고 나오는데, 그가 입었던 패딩이 중고시장에 쏟아졌다. 자신을 거울에 비춰본 대치동 엄마들이 내놓은 물건들이다. 멀쩡한 패딩을 중고시장에 내놓으면서 이씨와 자신을 분리하고자 했던 것 같다. 대화 중간에 문법 틀린 영어를 섞어가면서 천연덕스럽게 자식 자랑을 늘어놓는 이씨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대치동 부모들이 아니어도 이 영상은 대치동 학원가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1980년대 1만5000가구에 달하는 한티마을 개발 이후 생겨난 학원 수요를 등에 업은 대치동 학원가는 1990년 학원 수강이 허용된 이후 현재까지 진화해 왔다. 부동산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곳에는 현재 1440여개 학원이 성업 중이다. 목동보다 400개가 많다.


'사교육 1번지'인 이곳에서 시작된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입시 제도를 바꾸거나 공교육의 중요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안을 내놨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정부 교육에 맞춰 새로운 학원들을 내놓은 학원가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대전족(대치동 전세족)이 몰릴 뿐이었다. 그러면서 대치동은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제도적으로는 대치동 학원가를 해체할 답을 찾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이런 현실에 새로운 국면을 마련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선진국에서는 AI를 활용해 완전학습모형(Mastery Learning)을 실현하는 데 관심이 높다. 이 모형은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벤저민 블룸이 주창한 교육 철학이다. 학습자의 개인 차이는 학습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성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 적절한 학습법을 통하면 누구든 학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AI는 저렴한 비용으로 학습자 개별의 학습 성향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어, 이 모형을 현실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은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 살만 칸은 "완전학습모형은 학습자 개인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과 인력이 투입돼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며 "AI를 활용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나는 AI와 공부한다·RHK코리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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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학원을 가기 위해 시험을 보거나, 나에게 맞는 학원을 찾기 위해 학원가를 전전할 필요가 없다. 나의 실력과 성향을 잘 아는 AI 과외 선생과 원하는 장소에서 학습하면 된다. 학원가 근처에 모여 살 이유가 없으니 집값도 안정될 것이다. 챗GPT와 같은 지능형 AI가 우리 삶에 성큼 다가온 것을 생각하면 먼 미래의 모습은 아닐 것 같다. 이런 영재적 모멘트가 하루라도 빨리 찾아오길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황준호 건설부동산부장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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