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희귀 동전 리셀 테크
보존상태 등 등급에 따라 가격 천차만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센트 페니 생산 중단 지시로 미국 내 희귀동전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적은 수량만 생산되거나 역사적 가치가 높은 동전은 희귀성을 인정받아 비싼 값에 거래된다. 희귀 동전을 수집하거나 되파는 리셀 테크(Resell Tech)는 이전부터 꾸준한 인기였다.
동전 수집에선 그레이딩(동전 인증 및 평가 서비스)이 중요하다. 사용 여부와 보존상태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과정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등급제는 윌리엄 셀던 박사가 개발한 NGC(Numismatic Guaranty Corporation) 그레이딩으로, ▲MS(Mint State·미사용) ▲AU(About Uncirculated·돌출 부분 가벼운 마모) ▲XF(Extremely Fine·돌출 부분 중간 정도의 마모) 등 등급으로 분류된다. 같은 MS 등급이어도 숫자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
이밖에 ▲F(Fine·돌출 부분 심한 마모) ▲VG(Very Good·심한 마모 상태) ▲G(Good도안 일보가 희미함) 등 등급도 있지만, MS·AU 정도의 등급만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 이하의 등급은 사실상 의미가 적다. 수집가 개인이 직접 화폐 감정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당 최소 3만원가량의 의뢰비와 감정 기간 1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풍산화동양행 등 화폐거래업체를 통해 감정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1일 기준 수집 화폐가 거래되는 '수집뱅크코리아'에서 1970년 생산된 미사용 10원 주화(MS·63)는 최고 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보존상태 등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40만~60만원대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 1970년 10원 주화는 붉은색의 적동화와 노란색의 황동화로 발행됐는데, 1970년대 초 일부만 생산된 적동화가 희귀성을 인정받아 더 비싼 값에 팔린다.
1970년 생산 100원 주화(MS·63)는 6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100원 주화가 처음 발행된 연도라 해당 주화의 가치가 높아서다. 이밖에 발행 수량이 적었던 1981년, 1998년 생산 주화에도 수집가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1959년에 발행된 100환 주화도 많이 거래되는데, 보존 상태에 따라 낮게는 1만원대, 높게는 7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100환 주화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 만든 것으로, 미국에서 주조됐으며 단기(단군이 즉위한 해를 기원으로 기년법) 4292년 숫자가 새겨져 있다.
미국 1센트짜리 페니의 몸값 상승 비결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때문만은 아니다. 페니는 1909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발행됐으며, 1958년 이후론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1페니는 1달러의 100분의 1 수준 가치를 가진 화페 단위로 잘 쓰이지 않지만, 1센트 동전 하나를 생산하는 데 약 4센트가 소요돼 비효율적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 매체 더 미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전인 링컨 페니가 1억 2100만달러(약 1760억원)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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