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한하는 나델라 MS CEO와 회동
AI 협력 넘어 양자 파트너십 발판 기대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양자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LG전자는 MS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가전·전장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AI 기술을 지원할 양자컴퓨팅까지 협력 분야를 넓히는 것이다. LG전자와 MS 간 파트너십이 AI 산업을 넘어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은 이달 말 방한하는 나델라 CEO와 회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MS CEO 서밋'에서 만난 뒤 10개월 만이다. 나델라 CEO는 오는 2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리는 'AI 투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두 사람의 회동 장소로는 LG전자 양재사옥(R&D캠퍼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선 행사 당일 주주총회가 열려 선택지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주완 사장은 미래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데, 특히 최근 MS에서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팅 칩 '마요나라 1'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기존 AI 협력에서 단계를 높여 양자 분야에선 어떤 파트너십이 가능할지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직접 만난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협력을 강화해왔다. 조 사장은 지난달 나델라 CEO의 링크드인에 "잠재적인 협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며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MS가 공개한 양자컴퓨팅 칩 '마요나라 1'에 대해서는 "차세대 컴퓨팅 혁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MS가 자체 개발한 '마요라나 칩'은 양자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큐비트(Qubit)의 안정성을 크게 높인 차세대 반도체다. 전자와 비슷하지만 입자와 반입자가 동일한 성질을 가진 '마요라나 입자'를 이용해 기존의 양자컴퓨터보다 오류가 적고 양자 상태를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이번 만남을 통해 조 사장과 나델라 CEO가 MS의 양자컴퓨팅 플랫폼 '애저 퀀텀(Azure Quantum)'을 활용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플랫폼은 기업이나 연구소가 별도의 양자컴퓨터를 보유하지 않아도 양자컴퓨팅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신기술을 활용해 소재 개발이나 제품 설계, 복잡한 데이터 처리와 같은 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제품 설계와 배터리·디스플레이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자컴퓨팅 활용 방안을 연구해왔다.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실현되면 현재 생산 중인 제품 중에서는 스마트 가전·전장, 자율주행차, 고성능 데이터 처리장비 등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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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전자와 MS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계기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LG전자의 이동형 AI 홈허브 'AI 에이전트(프로젝트명 Q9)' 개발 및 고도화를 함께 추진하는 한편, MS가 구축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인 열 관리 및 칠러(냉각 시스템)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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