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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장 나선 EU… 독인가 약인가[양낙규의 Defenc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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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8000억 유로 동원해 재무장 계획
K방산 유럽과 손잡는 전략적 접근 필요

유럽연합(EU)이 뭉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안보 불안감에 군사 재무장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K 방산’ 수출에 틈새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무장 나선 EU… 독인가 약인가[양낙규의 Defence Club]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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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 8000억 유로(약 1258조원) 동원을 목표로 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산 우선 구매 정책을 제시했다.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유럽산 구매)을 선언한 셈이다. 유럽 재무장 계획에 들어가는 총 8000억유로 중에 EU 예산으로 지원되는 금액은 1500억유로다. 나머지 금액 6500억유로는 각국에서 마련한다. 그동안 EU는 경제·금융 안정을 위해 각국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규제해 왔다. 하지만 당장 군비 확대가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트럼프 '안보 무임승차론'에 중무장 계획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유럽에 대한 안보 지원을 노골적으로 지적해왔다. 유럽이 방위비를 아끼는 만큼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안보 무임승차론이다. 트럼프는 이달 6일에도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했다. 여기에 "유럽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쓰지 않으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하겠다"고 장담해왔다.


유럽연합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당장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상대하려면 미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정상회담 중 "왜 (군사 지원을 해준) 미국에 감사해하지 않느냐"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면박하고 백악관서 쫓아낸 데 이어, 지난 4일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하자 유럽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유럽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와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재무장할 수 있는 예산을 늘려 미국에 대한 전략적 의존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핵심 무기의 약 55~60%가 미국산이다. 미국 무기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미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U의 재무장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EU 내 23개 나토 회원국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현재 약 2%에서 3.5% 수준으로 오른다.


유럽의 무기 수입량 2배 이상 증가

최근 5년간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했다. 같은 기간 유럽의 대미 무기 수입 의존도는 더 커졌다. 스웨덴에 있는 비영리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0일(현지시간) 발간한 ‘국제무기 거래 동향,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량은 2015~2019년보다 100배 가까이 증가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는 전 세계 무기 수입량의 8.8%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최소 35개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0~2024년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무기 중 미국산이 45%로 가장 많았고, 독일(12%), 폴란드(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추세 속에서 미국의 무기 수출은 최근 5년간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무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3%로 8%포인트 상승, 세계 1위 무기 수출국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 기간 유럽의 나토 회원국의 무기 수입량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 중 미국산 비율은 52%에서 64%로 12%포인트 늘어 유럽의 미국 의존도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프랑스·한국산 무기가 각각 6.5%를 차지했고, 독일(4.7%)·이스라엘(3.9%) 등이 뒤를 이었다.


입지 좁아진 K 방산… 유럽과 손잡아야

EU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재무장을 계기로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시장은 우리나라의 주요 방산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EU의 이런 정책은 국내 방산기업에 타격이 될 수 있다.


국내 방산기업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FA-50 경공격기 등을 수출해왔다. 특히, 폴란드와는 2022년 7월 초대형 무기 수출 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 총 124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1차 계약이 성사됐다. 1차 계약에는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의 공급 계획이 담겼다.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은 2023년 12월 K-9 자주포 152문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에는 60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180대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의 방산 선진국들이 한국 방산 업체의 ‘안방 진출’을 우려하고 강하게 견제하려는 모습이 변수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유럽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유럽의 방산 선진국들과 공동 이익을 도모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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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유럽 시장 내 ‘K-방산’에 대한 우호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나토, 유럽연합 등과 상호 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현지 공장 설립 등 현지화 추진을 통한 상호 호혜적 방산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국내 방산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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