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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리스크 로 리턴' 투자기조에 사지 내몰려[위기의 초기벤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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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회수 위해 후기 기업으로 투자 쏠려
AC까지 '안전 투자'…투자구조 자체 '흔들'

편집자주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창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자금 조달의 벽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 고환율과 고금리, 각종 비용의 급격한 인상 등 대내외 여건이 가뜩이나 악화하는 가운데 성장의 기회를 얻기는커녕 생존을 위협받으며 시장 바깥으로 내몰리는 초기 스타트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초기 투자 부진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벤처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 아시아경제는 초기 스타트업이 처한 현실과 투자 위축의 원인을 분석하고 국내 초기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①존폐의 기로…말라가는 돈줄에 비명만 지르는 기업들

②'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투자기조에 사지 내몰려

③전문가들 "글로벌·민간 투자 늘려 자금 유입 촉진해야


초기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는 건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거시 환경이 구조적으로 악화해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영업 환경 또한 나빠지는 환경과 관련이 깊다.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판단되는 후기 스타트업 쪽으로 투자가 쏠리는 것이다. 이른바 '로 리스크(Low-Risk), 로 리턴(Low-Return)'의 투자 기조가 일반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AC까지 '안전 투자'…초기 스타트업 외면 =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부터 보육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AC)마저 비교적 안정적인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초기 스타트업 투자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12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에 따르면 2023년 AC 전체 투자 규모 중 초기 스타트업 비율은 53.6%로 전년(62.3%) 대비 감소했다. 2019년 85%에 달했던 초기 기업 투자 비율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VC까지 포함한 총 벤처투자 규모에서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작아졌음을 고려하면 이 비율은 더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로 리스크 로 리턴' 투자기조에 사지 내몰려[위기의 초기벤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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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후기기업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하는 추세"라며 "고위험·고성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피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AC 업무를 그만두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AC 등록 말소 업체는 역대 최대인 34곳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비엔지파트너스, 에이비엘기술사업협동조합, 인비전아이피컨설팅 3곳의 AC가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일부 AC는 벤처캐피털(VC) 라이선스를 추가 취득해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VC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4.7%였던 초기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지난 1월 10.4%까지 급감했다. 이 기간 후기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35.6%에서 54.1%로 증가했다.

'로 리스크 로 리턴' 투자기조에 사지 내몰려[위기의 초기벤처]②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은 전년보다 19% 줄어든 10조555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이는 과거 저금리 시기에 조성된 펀드 자금이 투입된 결과다. 신규 펀드 결성액이 줄어들면 향후 벤처 투자 여력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고금리로 자금 유치가 어려워진 데다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도 크다 보니 티켓 사이즈(건당 투자금액)를 줄이고 비교적 검증된 기업에 여러 VC가 함께 투자하는 클럽딜(공동투자) 방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초기 투자 위축 → 스케일업 부족 → 투자 어려움' 악순환 = 초기 스타트업 투자 감소는 단순히 경기 불확실성 때문만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한국 벤처 시장에서의 회수(엑시트·Exit) 시장 미비를 지적한다. 한국은 세컨더리 인수합병(M&A) 등 중간 회수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AC나 중소 VC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업공개(IPO)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금 회수 시점이 늦춰지면서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후기 스타트업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한 정보기술(IT) 분야 스타트업 대표는 "채용 시장에서도 중고신입을 우대하는 경향이 커진 것처럼 투자 시장에서도 최소한 프로토타입이 나오고 시장성이 검증된 기업에만 투자금이 몰린다"며 "특히 초기 스타트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언제 수익이 발생할지 불투명하다 보니 투자자들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벤처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자금을 받지 못한 초기 스타트업에서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몇 년 뒤 성장할 기업 자체가 줄어들어 후속 투자 시장까지 위축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초기 스타트업이 충분히 성장해야 3~5년 후 스케일업(Scale-Up) 단계에서 후속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데 지금처럼 초기 투자 자체가 막히면 몇 년 뒤에는 스케일업 단계 기업 자체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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