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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中, 우크라戰 둘러싼 '미·러 화해' 걱정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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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中 집중 위해 우크라 종전 압박
"美, 신냉전서 러와 동맹맺고 中 견제할 것"

[SCMP 칼럼]中, 우크라戰 둘러싼 '미·러 화해' 걱정해야 하는 이유 니콜라 미코비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SCM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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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년을 맞으면서 동유럽 국가(우크라이나)의 평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지고 있다. 사실상 중재자로 자리매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조건에 따라 러시아와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데 관심이 있을까?


미국 지도자(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거의 모든 땅을 돌려받을 수 있는" 협정을 체결하는 데 3년의 시간이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전쟁의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더 정확히 말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절대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당신들(우크라이나)은 협상을 성사시킬 수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의 회담 이후 이렇게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화 통화를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민스크 협정 체결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민스크 협정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유로마이단 시위로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되며 발발한 돈바스 전쟁을 사실상 냉각시킨 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계획에 대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의 야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지속 가능한 평화 조약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갈등을 냉각시키려는 것 같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곧 휴전에 합의하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된다.


러시아와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열망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년에 임기가 만료됐다는 점에서 "정당성이 없는" 지도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원조의 절반을 착복했을 수 있다고 암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거를 실시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그가 "지지율 4%"의 "독재자"라고 주장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직면한 문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친러 정치인 또는 최소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5개 지역 합병을 인정할 의향이 있는 인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음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에 따라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있든 없든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보일 만한 합의에 거세게 저항할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도자에게 등을 돌렸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에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가능한 한 빨리 관계를 정상화하고 서로의 수도에 대사를 임명할 계획을 세우는 동안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EU는 우크라이나에 최대 7000억유로(약 1053조원)의 전례 없는 원조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몇몇 유럽 국가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외국 군대를 주둔시키는 일은 모스크바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야망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미국 주도의 동맹(나토) 가입을 공식적으로 포기하더라도,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우크라이나)에 있는 나토 회원국 군대가 배치되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크렘린궁의 전략적 패배를 의미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비록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는 가자지구 전쟁의 종식이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양측 군대가 새로운, 심지어 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민스크 협정 같은 휴전 협정일 것이다.


루비오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 가능하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기를 원하며 이는 "2~3년 이내에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만료되는 4년 뒤 또 다른 전쟁이 발발한다면 어떨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나 중국 등 다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거나 동결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러시아 분석가들은 미국의 장기적인 목표가 러시아와 중국을 대립하게 만들고, 러시아를 중국을 견제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걱정할 수 있는 것은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회담에서 "상호 지정학적 이익이 걸린 사안에서 향후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합의가 중국과 러시아의 "제한 없는" 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공식적으로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 정상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지지한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대화와 협상만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으며 평화를 위한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거의 확실하게 우크라이나 재건과 전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전쟁을 계속한다면 미·중 관계는 점점 더 나빠질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은 중국의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를 막을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잠재적인 신냉전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동맹을 맺을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양보할 준비가 돼 있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일까? 결국 정치에서 공짜 점심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니콜라 미코비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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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Why China should worry as Trump makes nice with Putin over Ukraine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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