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박찬대 "尹 오로지 남 탓, 또 계엄할 것"
與권영세 "최후변론 긍정적, 진정성 있어"
여야, 尹진술 파장 보며 '대선 전략' 다듬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 진술은 3월 정국을 앞두고 정치 전략을 다듬고 있는 여야의 행보에 영향을 줄 변수다. 최후 진술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진솔한 사과", 더불어민주당은 "거짓말과 궤변"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여야의 내부 기류는 좀 더 복잡하다. 이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플랜 B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인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명백히 위법·위헌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무장 군대를 동원해 국회, 선거관리위원회를 침탈했음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 탓으로 일관했다"며 "헌법과 법률을 지킬 의사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이런 자에게 다시 군 통수권을 맡긴다는 건 상상할 수 없고, 다시 계엄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사과나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 의사보다는 ‘야당 비판’에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후변론에) 무엇보다 승복의 메시지가 없었다"며 "헌재가 파면을 결정할 경우 국가적 혼란은 나 몰라라 할 불복의 예고"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윤 대통령 태도가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점은 여당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다만 공식적인 견해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어제 최후변론은 긍정적이고, 국민께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평가한다"며 "국민들께서 윤 대통령의 진정성을 좀 이해해주시길 바라고, 한편으로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나 헌재 심판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한 시간 남짓 최후 변론 중에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우리 사회 통합·발전하기 위해서 개헌을 고민하는 것이라서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권의 대선 주자들도 대체로 긍정 기류를 담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로) 계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이번 계엄은 불법은 아니나 부적절했다’는 제 생각과 뜻이 일치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탄핵 국면에서 굉장히 무력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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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선 주자들이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시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시선도 있다. 당내 강경 여론의 뜻을 저버리면 본선은커녕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행보 역시 당의 결집력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라는 시선도 같은 정치적인 맥락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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