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결과 놓고 고심
당 지도부는 '신중 모드'
대선 잠룡들 전략 부재 불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중도층 공략에 대한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도층 이탈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라도 지지층 확장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어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근 중도층 이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 18~20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중도층 지지율(22%)이 한 주 만에 10%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의 중도층 지지 격차는 5%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벌어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지도부는 일단 신중 모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한 번의 여론조사로 추세를 평가하긴 적절치 않다"고 즉각 대응에 선을 그었다. 여기에는 탄핵심판 결과나 윤 대통령의 메시지 등이 나오면 여론이 또 한 번 요동칠 거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개적으로 조기 대선 모드에 돌입할 수 없다는 점도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 시점에 중도층이 빠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며 "그렇게 돼선 안 된다고 보지만 탄핵 인용 시, 그때 상황과 대통령의 메시지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윤계 역시 중도층보다 강성 지지층에 집중하고 있다. 탄핵심판 결과 이후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과 반(反)이재명 세력을 결집해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과 구속 사태의 본질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알리는 것이 중도층을 포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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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기 대선 모드에 돌입한 여권 잠룡들 사이에선 "이제라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일 중도층 공략 정책을 쏟아내는 반면 여당에선 중도층과 강성 지지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안철수 의원은 "중도층에 맞는 정책을 실행으로 옮길 진정성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결국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며 "하루가 한 달에 해당하는 중압감을 갖는 조기 대선 국면에선 빨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 모른다"며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구석으로 내몰린 운동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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