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바클레이스·무디스 등 인용 보도
바클레이스 "韓 트럼프 주요 타깃 가능성"
대미 무역흑자 폭 큰 베트남, 동화 가치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이 먼저 10% 보편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이어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대미 무역 흑자 폭이 큰 아시아 주요국들이 다음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스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한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보다 한국이 미국산 제품에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무역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이며, 동북아시아의 선진 경제국들이 곧 격전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스는 세계무역기구(WTO) 추정치를 인용해 이런 경고를 내놨다. WT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아시아 대부분의 경제권이 미국보다 더 높은 평균 관세율을 적용해왔다. 일례로 인도는 17%의 평균 관세율을 적용했지만 미국은 3.3% 세율을 적용했다.
바클레이스 분석팀은 싱가포르와 홍콩은 미국의 사정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두 국가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 국제무역국(IT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 폭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으로 2954억달러를 기록했다. 3위 베트남(1235억달러), 7위 일본(685억달러)과 8위 한국(660억달러)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홍콩(219억달러)과 싱가포르(28억달러)는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베트남이 대미 무역에서 높은 흑자를 거두는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 제재를 우회하는 꼼수가 자리 잡고 있다. SCMP는 "중국 투자자들이 베트남에서 제품을 완성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2018년부터 시행된 대중 관세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이용돼왔다"고 짚었다.
실제로 시장에선 베트남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동화 환율은 역대 최고치인 미 달러당 2만5535동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대비 동화 가치는 0.6% 하락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베트남을 포함해 신흥국 통화 가치가 약세 압박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뜨는 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10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관세 적용 폭탄 발언에 이어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도 금주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바클레이스는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상호 관세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