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대미비난 담화 "美, 여전히 적대적"

북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미비난 담화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똑똑한 남자’라고 칭하는 등 북미대화에 손짓을 보내는 가운데 나온 북한의 첫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미 국무장관의 적대적 언행을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담화문을 전날 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불량국가(rogue states)’로 지칭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시 확인해준 계기가 됐다"며 "북한에 늘 적대적이었고 앞으로도 적대적일 미국의 그 어떤 도발 행위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상응하게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외무성 군축 및 평화 연구소도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공보문을 공개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미사일방어(MD)체계 강화 방침을 비난하고 나섰다. 연구소는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실현하려는데 진 목적이 있다"며 "핵 억제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세력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에 한계를 모르는 군사력 강화로 대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담화는 지금 김정은 정권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경고 혹은 압박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