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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제 안 지키는 택시회사…서울시 '새 모델' 실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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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까지 254개 업체 전수조사
월급제 도입됐지만 '변형사납금제' 활개
서울시, 국토부 실증특례 신청

서울 법인택시 회사 10곳 중 7곳은 전액관리제·월급제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현장에서 월급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점을 토대로 새로운 임금체계를 실험할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3년 말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254개 택시회사에 대한 전액관리제 준수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점검에 나선 회사 약 200곳 중 70%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하고 '변형 사납금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회사로부터 택시를 배정받는 대가로 사납금을 내는 대신, 회사는 수입금이 기준금에 미달해도 급여에서 공제를 하면 안 되는 제도다. 월급제는 택시기사에게 주 40시간분의 정액급여를 보장한다. 2019년 법 개정 후 5년 내 순차 도입 기준에 따라 지난해 8월 전국에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2년 유예됐다. 서울시는 2021년부터 월급제를 우선 시행하고 있다.


월급제 안 지키는 택시회사…서울시 '새 모델' 실험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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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납금제에서는 기사가 소정근로시간(주 40시간)을 일해도 채울 수 없는 수준에서 사납금이 형성돼 문제가 됐다. 일을 해도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납금을 못 낸 만큼 정액급여에서 부족분을 공제해 소득을 줄였다. 이와 달리 월급제는 기사는 정액급여를 보장받고, 운송수입금이 기준금을 넘기면 회사와 기사가 나눠 일종의 '성과급'을 더해 받는다. 안정적인 여건을 위해 월급제가 도입된 이유다.


문제는 '꼼수'다. 회사는 여러 과도한 기준을 더해 근로시간만큼 일해도 채울 수 없는 수준으로 기준금을 높게 설정하고, 운송수입이 이 기준금에 미달할 경우 부족분을 급여에서 공제하는 이른바 '변형 사납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준금을 채우지 못하는 기사의 임금에서 회사가 공제를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택시 노사간 비공식 임금협약을 맺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날 '법인택시 활성화 및 임금체계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변형 사납금제로 인해 운수종사자의 실질 소득은 2019년 사납금제 적용 때보다도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법인택시 업계 불황도 심해지고 있다.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수는 2010년 4만1783명에서 지난해 3월 기준 2만77명으로 절반까지 줄었다. 택시 가동률도 2010년 76%, 2019년 50%, 지난해 34%로 급감했다. 운전자의 고령화도 날로 심해져 60세 이상 운수종사자 비율은 2010년 18.6%에서 지난해 69.7%까지 올랐다.


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임금체계 개편을 실험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실증특례 심의가 통과되면 서울 택시 노사가 합의한 4가지 안을 실제 택시에 일정 기간 적용해보고, 실익을 판단할 방침이다. 참여자 1000명 이내 규모로 약 2년간 시행할 계획이다. 손형권 서울시 택시정책과장은 "아무리 의도가 좋았던 정책이라도 상황이 변해서 현실에 맞지 않는다면, 당사자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면 오히려 착한 정책이 규제가 되고 있지 않을까 한다"며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시된 4가지 안은 ▲실차시간 기반 성과급제 ▲보합제 ▲자율운행 택시제(리스제) ▲파트타임 근무제다. 실차시간 기반 성과급제는 실차율을 기반으로 임금시간을 산정해 이에 맞게 고정금을 지급하고, 운송수입금이 기준금 이상일 때 노사 분배율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개념이다. 보합제는 택시 노사가 총 운송수입금을 합의한 비율로 나눠 가진다. 자율운행택시제는 운수종사자가 월 임대료 200만원, 연료비 및 보험료를 납부하고 나머지 수입금은 모두 소득으로 가져가는 '리스제' 형태다. 파트타임 근무제는 주 40시간 월급제에서 시행이 어려웠던 부분 시간 임금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실험 통해 적합 모델 찾자"vs"기존 법 무력화" …노측은 '와글'
월급제 안 지키는 택시회사…서울시 '새 모델' 실험한다

토론회에서 택시 노조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먼저 실증사업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부했다. 정지구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장 "잘못되면 택시 업계의 임금체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서울시가 정책을 실행한다면 반드시 지도·감독과 그에 대한 대처가 분명히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봉훈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은 "법으로는 휴식권이 보장돼 있지만 연차 사용, 국경일 휴무를 하게 되면 온갖 수당이 공제돼 쉬는 것도 여의치 않다. 고령자들이 일할 수 있는 근로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임금 모델 여러 가지를 현장에서 실험해보면 어쨌든 택시 근로자들에게 적합한 모델을 찾아볼 수 있지 않겠냐는 점에서 이번 실증 사업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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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는 새로운 임금체계 실험이 월급제를 도입한 현행법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서울시의 택시 임금 모델 실증사업 자체가 혁신성이 떨어져 규제샌드박스 대상 사업이 아니며, 4개 모델을 적용할 경우 운수종사자의 노동 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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