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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활강' 블랙아이스…꽉 막힌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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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아 대응 어려워
도로 열선 논의됐으나 비용 문제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44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들이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고 16t 화물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고양시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분기점 인근과 고양휴게소 후방인 흥도IC 인근 도로에서도 각각 43중, 18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등 이날 경기도에서만 130여대가 추돌했고 총 1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전날 밤새 내린 눈과 한파로 도로가 얼어붙어 생긴 '블랙아이스'를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포의 활강' 블랙아이스…꽉 막힌 대책 14일 오전 5시15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44대 연쇄 추돌 사고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이 뒤엉켜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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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으로 식별할 수 없어 '도로 위의 암살자'로도 불리는 블랙아이스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노면 상태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거론됐음에도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서리·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모두 3466건으로 매년 평균 693건씩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각각 427명, 3만3251명에 달했다.


블랙아이스는 아스팔트 표면의 작은 틈새로 눈이나 염화칼슘이 녹아 스며들어 형성된 얼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흰색을 띠어 운전자가 눈으로 식별 가능한 얼음과 달리 블랙아이스는 투명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사고와 달리 저속 운전, 전방 주시 등 운전자의 방어 운전이 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출입구나 커브 길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서행하면 사고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블랙아이스는 기본적으로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문제"라며 "블랙아이스 구간에서 확 미끄러져 당황한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급회전하게 되면 사고를 키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은 운전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동시에 노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놨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진척은 더딘 상태다. 도로 포장면 7~10㎝ 아래에 열선을 설치해 눈을 녹이고 노면 온도를 영상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인 안으로 꼽히지만, 설치,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각 지자체가 설치를 꺼리는 데다 설치 현황의 편차도 크다. 서울시가 제공한 '25개 자치구 열선 설치 현황'을 살펴보니 서울시 내 총 549개 도로에 설치가 완료돼 있었는데, 강남구·성북구(54개), 동작구(52개), 성동구(40개) 등에 편중돼 있었다.

'공포의 활강' 블랙아이스…꽉 막힌 대책

도로 열선 설치에 드는 비용은 100m당 1억원, 유지 비용은 100m당 300만원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염수분사장치의 유지 비용이 100m 30만원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배 비싼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열선 설치 비용도 많이 들지만 전기를 이용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유지 관리비는 자치구 재정으로 해결해야 하므로 재정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자치구의 경우 열선 설치 비율이 낮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강북구 관계자는 "열선 설치는 특별교부금(특교금)으로 충당한다고 해도 운영에 필요한 전기세는 100% 국비를 이용해야 해 설치 여력이 없는 일부 자치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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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블랙아이스 사고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관련 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기후 변화 등으로 블랙아이스 사고는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관심이 요구된다"며 "도로 열선을 중요 구간을 중심으로 확대해가는 동시에 빅데이터를 통해 블랙아이스가 빈번한 구간을 선정해 진입 전 운전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표지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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