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4000달러대 회귀
美강한 고용지표에 트럼프 관세정책 부담
Fed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 낮아져
2025년 1월 둘째 주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9만4000달러대로 회귀했다. 지난 7일경 10만달러 고지를 탈환한 후 8일 하루 만에 곧장 내림세로 전환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올해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오후 12시4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장 대비 0.24% 오른 9만4602.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3.63% 내렸고, 1개월 전 대비로는 5.10% 빠졌다. 1년 전 대비로는 105.47%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일 9만8000달러대서 출발한 후 7일경 급등해 10만달러를 넘겼다. 10만2000달러대에서 거래되는 등 긍정적 분위기가 하루 간 지속됐지만, 이후 8일부터 하락 반전했다. 10일에는 9만1000달러까지 밀리는 등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근 비트코인 약세는 낮아진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기인한다.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보다 25만6000개 늘었다고 미 노동부가 10일 밝혔다. 앞선 11월(22만7000개)은 물론이고, 전문가 예상치(15만5000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예상치보다 0.1% 포인트 낮은 4.1%로 소폭 떨어졌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4.79%를 기록까지 치솟았다. 2023년 11월 초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표해 온 관세 정책 실행 시 물가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Fed가 적어도 올 상반기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월가의 대형 투자 자문사인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Fed가 올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금리가 너무 높다"고 입장을 표명해왔던 만큼,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리 인하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기대를 걸어왔던 비트코인 시장도 타격을 입게 됐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기조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호재로 평가돼 왔다. 포브스는 "강한 미국 고용 지표가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고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만들면서 비트코인 변동성도 확대됐다"고 짚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62점(탐욕)이다. 전주의 72점(탐욕)과 비슷한 등급이지만 수치는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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