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현상 장기화 우려
LCC 1위 지위도 흔들릴 수 있어
제주항공 하루 여객 수가 무안공항 참사 이후 37% 급감했다. 신뢰 하락에 따라 제주항공 기피 현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하루 여객수는 지난달 29일 5만755명에서 지난 2일 기준 3만2091명으로 3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항공사 여객 수가 11.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가파르게 여객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경쟁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4.9%), 에어부산(-5.2%) 등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FSC)도 6.6~9.6% 감소하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제주항공 기피 현상은 두드러진다.
제주항공이 자발적으로 1분기 운항 횟수를 10~15%가량 줄인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이용 여객 수송 실적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이미 제주항공은 오는 3월29일까지 국내선 838편, 국제선 1040편 등 총 1878편을 감편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지켜왔던 LCC 1위 자리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총여객 1335만2539명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전체 국내 항공사 3위, LCC 1위를 기록했다. LCC 2위인 진에어는 1103만4665명으로 제주항공보다 17.4% 적다. 제주항공이 1분기 감편을 한데다 기업 이미지 하락으로 기피 현상이 이어진다면 순위가 역전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로는 진에어가 1733억원으로 제주항공의 1510억원을 제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1810억원이다. 고객들이 예매를 취소할 경우 선수금이 빠지면서 현금성 자산도 줄어들게 된다. 선수금(2608억원, 3분기 말 기준)을 전부 환불할 경우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이전 예약된 모든 항공권에 대해 이달 말까지 무상 환불하겠다고 밝힌 만큼 환불 위약금으로 일부를 보전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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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기피 현상이 장기화하면 제주항공은 모든 사업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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