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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무안공항 참사,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는 걸 미루는 게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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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콘크리트 구조물' 피해 키운 원인 중 하나는 분명

여수·포항경주·광주공항도 위험한데
오늘도 비행기 52편 불안한 활주로에서 뜨고 내려

국토부 "여러 가능성 열어 놓고 있다"고 할 때 아니야
콘크리트 구조물 없애고 안전부터 확보해야

[초동시각]무안공항 참사,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는 걸 미루는 게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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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는 조종사가 제일 잘 안다. 무안공항에 동체착륙을 해야 했던 제주항공 2216편 기장은 그날의 급박했던 상황을 직접 말해줄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그가 블랙박스에 남긴 음성기록은 녹취록으로 작성됐지만 언제쯤 공개될지 알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다른 조종사의 말을 빌려 사고 당시의 상황, 기장의 결정과 심정을 짐작할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진에어 기장 출신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에 올라온 영상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기체에 거의 손상이 없는 완벽에 가까운 동체착륙이었다. 활주로에 터치다운을 딱 했을 때 조종사는 ‘다행이다’ 생각했을 거다. 쭉 미끄러져 갔으면 충분히 감속할 수 있는 공터가 있었다. 조종사가 몰랐던 것이 있다면 활주로 너머 흙으로 덮여 있던 콘크리트 둔덕이다. 이건 무안공항을 많이 다녀본 나도 몰랐다. 거기에 기체가 부딪히면서 폭발했다.” 그는 자신의 비행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분석을 내놨다.


재난과 인재가 뒤섞인 이번 참사의 원인을 콘크리트 구조물 하나에 몰 수는 없지만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건 구글 검색창에 ‘Localizer(로컬라이저)’를 입력하고 이미지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다. 인천공항을 포함한 다른 나라 공항에 있는 평범한 로컬라이저는 활주로와 수평인 지면에 얹혀 있는 형태다. 무안공항처럼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설치된 이미지는 몇 페이지를 넘겨도 찾아볼 수 없었다.


‘Localizer’ 앞에 ‘여수공항’을 덧붙여 다시 검색해보니 무안공항과 비슷하게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사진이 나왔다. 여수공항 로컬라이저는 콘크리트판이 안에 덧대어진 높이 4m짜리 성벽 같은 형태에 올려져 있다. 둔덕 높이는 무안(2m)의 두 배이고, 활주로와 떨어진 거리도 300m가 채 안 된다. 비슷한 사고가 벌어진다면 또 다른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초동시각]무안공항 참사,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는 걸 미루는 게 최악 연합뉴스

국토부는 참사 열흘이 다 돼서야 무안공항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올라간 로컬라이저를 두고 “적법하게 설치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규정의 위배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검토됐어야 했다. 이는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극적 반성도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다른 공항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없앨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경사도를 더 완만하게 한다든지, 재시공한다든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것이 ‘안전하다’라는 말과 동의어가 되면 안 된다. 주유소 바로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주유소 안에서 피우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생명이 걸린 문제는 차일피일 검토할 일이 아니다.


국토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여수와 포항경주(2m), 광주(1.5m) 공항의 콘크리트 구조물부터 신속히 없애는 것이다. 포털사이트에 있는 여수 지역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불안감이 가득하다. “여수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여행을 취소했다” “철거하기 전에는 여수에서 비행기 못 탄다” “국토부가 미적지근하니 여수시장과 국회의원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글들로 도배가 됐다. 오늘도 여수공항에는 총 14편의 비행기가 콘크리트 구조물이 버티고 있는 활주로에서 뜨고 내려야 한다. 포항경주공항은 6편, 광주공항은 32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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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 이후, 전국 공항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한국공항공사는 정부와 협조해 사고 수습과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팝업창이 보인다. 이 문구가 빈말이 되지 않으려면 활주로에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없애고 안전부터 확보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더 최악은 ‘소를 잃고도 외양간 고치는 걸 미루는 것’이다.




심나영 건설부동산부 차장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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