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 CEO 총격살해
진료보험금 지급 문제로 추측
의료시스템 개선 목소리 커져
![[THE VIEW]보험금 지급 거부 잦은 美건강보험](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3121211524285767_1702349561.jpg)
최근 브라이언 톰슨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미국의 대형 건강 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최고경영자(CEO)였다. 아직 공식적으로 피의자의 범행 동기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보험금 지급 거부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어떤 구조이기에 보험금 지급 거부 문제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졌을까?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자동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되고, 정부가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미국의 건강보험은 대부분 민간 보험회사에서 제공된다. 가입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의료보험이 아예 없는 사람들도 있다. 민간 보험을 드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고용주를 통해서 들거나 개인적으로 보험을 들 수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보험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극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에게만 해당된다.
우리나라 의료보험료는 소득 및 재산세처럼 책정된다. 즉 본인의 나이, 거주지역, 기존에 앓던 병과 상관없이 의료보험료가 책정된다. 하지만 미국 민간 보험은 다르다. 고용주를 통해서 보험을 들게 되면 보험료는 고용주와 본인이 나눠서 부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할 경우는 보험료는 전부 개인 부담이고, 나이나 거주 지역에 따라서 다르게 책정된다. 심지어 이전에는 개인 의료보험료가 건강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게 책정되었다. 즉 원래 질환이 있던 사람은 의료보험료가 높았다. 하지만 2014년에 건강보험개혁법이 통과되고 나서 이런 식으로 건강 상태에 기반한 가격 차별은 법으로 금지되었다.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의료 혜택이 제공된다. 한 사람이 A 이비인후과에 가든 B 이비인후과에 가든 건강보험이 똑같이 적용된다. 두 사람이 A 이비인후과에서 똑같은 진료를 받은 경우 역시 동일한 건강보험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대부분은 보험이 보장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혜택의 범위가 보험회사 및 보험상품에 따라 다 다르다. 그리고 보험료 역시 천차만별이다.
대부분 미국의 보험은 특정 병원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병원에 가기 전에 피보험자는 본인 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인지 아닌지 파악해야 한다. 비싸고 좋은 보험일수록 적용되는 병원이 많고 다양하다. 또한 같은 병원에서 같은 의료 서비스를 받더라도 개인의 보험에 따라 보험적용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즉 비급여의 범위가 보험마다 다르다. 역시 비싸고 좋은 보험일수록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 범위가 넓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지 않는다.
보험이 제각각이다 보니 보험을 처리하는 행정 절차도 길고 복잡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진료를 받기 전에 얼마 정도의 부담금이 나올지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워낙 보험이 다양하다 보니 병원에서도 환자 부담금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일단 진료를 받고 보험처리를 하고 나서야 부담금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2021년의 경우 보험회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경우가 75% 이상이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3명 중 1명은 건강보험 및 의료비용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의료비용으로 인한 파산이 약 53만건이나 된다고 한다. 미국은 의료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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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영 美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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