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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 15년 만 최고치...한국경제 옥죈다[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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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환율은 1480원대를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외 경제 상황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486원까지 상승하며, 2009년 3월 16일 기록한 1488.5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 이후 4거래일 연속 145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은 26일 146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급등세를 이어갔다. 1500원대 진입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왜 오르나

환율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특히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 및 중국과 멕시코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은 달러 강세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미국 물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방침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달러 강세는 더욱 공고해졌고, 이는 세계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내 상황 역시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탄핵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원화 약세가 더욱 심화됐다. 민주당의 한덕수 대행 탄핵은 국내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응 나선 정부

정부는 환율 급등세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시장 상황을 24시간 점검하고, 과도한 쏠림 현상 발생 시 단호히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두 개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환 당국이 실제 외환보유액을 투입해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기준 약 4100억 달러로, 정부는 이를 지키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 압박·외국인자금 이탈 등 파장

환율 급등은 다양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물가 압박은 물론, 기업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문제다. 특히 내수 중심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는 기존 공식도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에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적 압박은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 우려로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더불어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무디스와 같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한국 경제를 평가하기 때문에 당장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불안정이 2025년 1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탄핵 국면이 해소되고,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와 외환 당국의 신중한 대처가 요구된다.


환율 상승세는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외 유학생 송금 비용 증가와 해외여행 경비 상승 등 실생활에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치적 논란이 경제적 파장을 일으켜 국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새해에는 정치와 경제가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정재형 경제금융 부장 jjh@asiae.co.kr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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