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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처럼 궂은일 다한 막내…가슴 찢어져" 유가족들, 그리운 이름 부르며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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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찢어진다. 실컷 고생만 하다가…”
사망자 140명 신원 확인…시신 165구 안치
국토부, 탑승자 가족 대상 브리핑…활주로 보존

“무슨 말을 해요. 가슴이 찢어지지. 곱게 키워왔는데…”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140명의 신원이 잠정 확인됐다. 이 가운데 공항 곳곳에는 유족들이 떠난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흐느꼈다.


30일 오전 8시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 유가족들은 정부와 각종 구호단체 등이 만들어놓은 임시 쉼터에서 떠나간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꼈다. 일부 가족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시종일관 TV 중계화면만을 향하고 있었다.

"장녀처럼 궂은일 다한 막내…가슴 찢어져" 유가족들, 그리운 이름 부르며 '통곡'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사망자 140명의 신원이 잠정 확인된 가운데 전남 무안공항 곳곳에서는 유족들이 떠난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흐느끼고 있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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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난 여객기 안에 여동생과 매제가 탑승했다는 박모 씨는 “제 동생은 막내였지만, 장녀처럼 집안의 궂은 일을 다하는 그런 아이였다”면서 “가슴이 찢어진다. 실컷 고생만 하다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보도 이후 뜬 눈으로 밤새 한숨도 못 잔 유가족은 말없이 한참을 흐느꼈다. 그는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남편이 떠났다”며 목놓아 울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임시 쉼터 사이를 분주히 돌아다녔다. 맨바닥에 앉아 고개를 숙인 유가족을 일으켜 세웠다. 수년간 자원봉사를 했다는 김모 씨는 “‘힘내’라는 말 자체도 사치인 걸 잘 안다”며 “그저 가만히 이야기를 듣거나 함께 운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열리는 합동분향소 자원봉사에 참여한다는 한 시민은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올해의 마지막 날과 새해의 첫날 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나눠지지 않을 아픔을 먼발치에서 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녀처럼 궂은일 다한 막내…가슴 찢어져" 유가족들, 그리운 이름 부르며 '통곡' 국토교통부는 30일 오전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 대상 브리핑을 열고 "오전 7시 25분 현재 140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송보현 기자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 대상 브리핑을 열고 "오전 7시 25분 현재 140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등 사고 수습 당국은 "임시 안치소에 모신 인원은 현재까지 165명"이라며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제주항공 사고기 탑승자 181명 중 생존자는 승무원 2명뿐이다. 당국은 사망자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밤새 이어가고 있다. 수습한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로 안치했으며, 보존을 위한 냉동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국토부 현장 책임자인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냉동고 6대를 설치할 계획으로, 총 11대로 수용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활주로 현장에서는 유류품 수습도 병행되고 있으며, 국토부 등의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현장은 당분간 보존된다.



한편,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 2216편은 전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중 기체가 외벽에 부딪히면서 폭발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으나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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