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으로 2차 외상 발생 가능성 높아
사고 수습 위한 구조 작업도 밤새 이어져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사고로 인한 탑승객 181명이 대부분 사망한 가운데, 사고가 초래한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후유증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불의의 사고에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현재 전라남도의사회는 사태 수습을 위해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인근 병원과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응급처치와 전원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 의사회와 연계해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구조 작업에 헌신하시는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시의사회도 "유가족의 깊은 슬픔을 덜기 위해 정신건강 전문의와 협력해 심리 상담 및 약물 치료 등 정신과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의사회는 유가족들의 심리적 지원 필요성도 강조하고,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정신과적 상담, 심리 및 약물치료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사고 현장을 목격했거나 영상으로 본 이들은 2차 외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심리적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족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정신건강 전문가들도 함께 심리적 응급처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언론들에서도 불필요하게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틀거나 선정적인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소방청 등 구조 당국은 이날 밤 10시 기준 사망한 실종자 2명을 추가로 수습해 승무원 2명 구조, 사망자 179명으로 최종 집계를 마쳤다고 밝혔다. 구조대원들은 일몰 이후에도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 사고 기체 꼬리 날개 밑부분에 진입하는 등 사고 현장 주위를 오가며 분주히 수색작업을 이어갔다. 일부 구조대원들은 오후 8시께부터 활주로 담장 밖 갈대밭 일대로 나와 비행기 좌석 등 잔해 사이사이를 이리저리 파헤치며 유류품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수색작업을 이어가던 한 구조대원은 "사망자 신원확인에 필요한 신분증 등 유류품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며 "사고 기체 주위로 실종자 수색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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