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원외 원희룡·김무성 거론
권성동 원내대표·비대위원장 겸직론도
일각서는 "탄핵반대 한 사람이 맡는 게 맞냐"
국민의힘 지도부 총사퇴 이후 탄핵정국을 수습할 새 비대위원장에 당내 중진 의원이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직 등이 당내 중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했지만 경륜 있는 내부 인사가 비대위를 맡는 것이 적합하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번 비대위원장 인선에서는 참신한 당외 인사보다는 당내 중진들이 다수 거론된다. 당초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원내 중진들과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용병보다는 당내 중진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비상계엄·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으로 분열된 당 분위기를 안정화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대야 투쟁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지도부 경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반대로 원내 중진 의원들이 탄핵소추안 반대표를 던지면서 국민적 비판을 받은 바 있는 만큼 확장성을 위해서라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원외에 있는 중진들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권 대행이 비대위원장 겸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는 2014년 5월 황우여 당시 대표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 전당대회가 열린 7월까지 두 달 간 이완구 당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한 전례도 있는 만큼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극한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성동 권한대행이 중앙대학교 법대 선후배로 친분이 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그나마 정책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권 대행은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권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이 '권 대행의 비대위원장 겸직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하자 "나한테 직접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다"며 "(오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답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모든 게 열려 있는 상황이다. 어떤 선택지 하나도 배제하지 않고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당내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소장파를 중심으로 원내 중진들이 비대위를 맡으면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계엄 해제 요구안에 표결하고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가결표를 던진 김상욱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누구는 하면 되지 않는다는 건 분명하다"며 "대통령과 가까웠던 사람, 대통령과 성향을 공유했던 사람,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절대 리더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도 전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을 반대하는 분이 과연 비대위원장으로 앉았을 때 내년 대선에서 과연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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