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종가, 계엄사태 전 수준으로 회복
낙폭 과다 업종 중 내년 순이익 증가 업종에 주목
원화가치 하락세 지속은 증시에 부담
이번 주(16~20일) 국내증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회 가결 이후 코스피 지수가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억눌려왔던 코스피의 반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원화값 약세 지속 등의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 반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4포인트(0.50%) 오른 2494.4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한 주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다. 7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코스피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코스피는 지난 9일 장중 2360.18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다행스럽게도 기관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양 시장 개장 이후 시장 흐름을 살피던 기관은 장이 닫히기 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고, 거센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움직임이 진정되면서 코스피는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의 종가(3일, 2500.10)를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탄핵 1차 관문을 통과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증시에서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 불안, 자체 동력 부재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세한 결과 코스피가 차별적인 약세를 보여왔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명확해지면 그동안 억눌려왔던 코스피의 반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다음 주 중국(16일), 미국(17일)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를 확인하면서 여전히 견고한 미국 경기와 함께 중국 경기 회복세를 재확인할 수 있다"며 "19일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안도감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게다가 연말까지 12월 수급 계절성(외국인 선물 매수, 기관 프로그램 매수)이 지속·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코스피가 2500선 돌파를 시도하거나 안착하는 과정에서 단기등락이 있어도,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권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헌법재판소 판결 전까지 정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완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국정동력 소실과 사회혼란 및 시위 확산은 소비주와 기존 주도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추가 계엄 가능성 소멸과 정치 리스크 완화 수순은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헌재 판결 이후에는 빠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코스피, 연초 수준인 2600선까지 회복될 것…환율 상승은 증시에 부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최근 발생한 가격 메리트가 부각, 국내증시가 지수 반등을 이어갈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달러환산 한국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26%나 하락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선진국 재정위기, 코로나19 펜데믹, 연준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면을 제외 시 고점 대비 최소 -13%, 최대 -27%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 시 가격 조정은 충분히 진행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주가가 많이 빠진만큼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또 올해 낙폭이 컸던 업종 중 내년에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8일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 시 국내 증시에서는 연간 낙폭과대 중 2025년에도 순이익이 증가 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 은행, 소프트웨어, IT 하드웨어, 방산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코스피가 연초 수준인 2600선까지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도 "랠리까지는 어렵겠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이 안정되고 원래 수준인 2600포인트선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연구원도 "코스피는 연초 수준인 2600선까지의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어서다. 외국인은 이달 1~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146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에 국가신용등급, 원·달러환율, 외국인 이탈 가능성은 부정적인 부분"이라며 "원·달러환율은 미국 금리인하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나,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1400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짚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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