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로 무대 오른 후 본인 이름만 언급
뉴진스 법정 분쟁 배경 추측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겪고 있는 그룹 뉴진스가 일본 유닛 밴드 요아소비의 내한 콘서트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7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는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4-2025 초현실/초-겐지츠' 내한 콘서트 첫째 날 공연이 열렸다. 이날 게스트로 콘서트에 참가한 뉴진스는 자신들의 곡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부르며 무대 위에 등장했다.
이들은 "다 같이 인사드릴까요?"라며 다 함께 "안녕하세요"라고 외쳤다. 이후에도 멤버들은 그룹명 '뉴진스'를 언급하지 않고 하니, 혜인, 다니엘, 민지, 해린이라고 각자 자신의 이름만 언급했다. 이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룹명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발표 후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8일 뉴진스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튿날인 29일 0시부터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어도어에 시정을 요구했던 사항들이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했다. 당시 다니엘은 "전속계약이 해지되면 저희 5명은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것"이라며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 나가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약속돼 있고 계약된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약된 광고도 예정대로 전부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리 계약된 일정들을 소화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덧붙인 말로 추측된다.
뉴진스의 기자 회견 이후 어도어 측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와의 문제가 법적 판단을 통해 해결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나, 회사와 아티스트 간의 전속계약이 일방의 주장만으로 가볍게 해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티스트는 물론 여러 이해당사자께 확인해 드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뉴진스 측은 자신들이 더는 어도어의 소속이 아니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뉴진스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어도어는 저희의 활동에 간섭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라며 "우리는 이미 투자금을 초과하는 이익을 어도어와 하이브에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현직 변호사 "뉴진스, 활동하려면 이름부터 바꿔야"
한편, 어도어 측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그룹 뉴진스에 대해 법조인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6일 이지훈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를 통해 '뉴진스는 권력이다 | 권력자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뉴진스는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뉴진스'라는 이름을 쓸 수 없다"며 "기존 발매 곡 사용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뉴진스의) 주장이 이랬다저랬다 할 수 없다. 어도어에 계약 해지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름도 쓸 수 없고, 기존 발매 곡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긴다"며 "뉴진스라는 이름을 포기할 수 없다면 그건 소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후 어도어의 스케줄에 따르지 않으면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진짜 분쟁은 이미 계획된 것이 끝난 후에 시작될 것이다. 기존 스케줄이 끝난 그 이후가 진짜 문제"라며 "어도어에서 짜 놓은 계획을 실행하지 않으면 리스크가 커진다"고 말했다. 또 이 변호사는 62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위약금에 대해 "이거는 형사가 아니고 민사 문제기 때문에 돈 내면 된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문제가 돈으로 내는 문제"라면서도 "내고 싶지 않은데 내야 하는 게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돈은 정산하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뉴진스의 계약 해지 주장도 좋다. 다만, 돈은 정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원한다면 위약금을 정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