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일본판 '차카니' 우마이봉…40년 넘은 국민 간식의 비결[日요일日문화]

시계아이콘02분 3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1979년 탄생…습기 방지 위해 개별포장
"용돈으로 사먹을 수 있어야" 가격 동결 원칙에
구멍가게 추억의 먹거리에서 국민 간식으로

일본 막대과자 '우마이봉' 드셔보셨나요? 가운데 구멍이 뚫린 모양에 겉에는 짭짤한 시즈닝이 묻어있어 한국에서는 1990년대생들이 즐겨 먹던 추억의 과자 '차카니'와 맛이 비슷하다고 호평을 받는 과자입니다. 돈키호테 등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몇십 개씩 포장해 관광객들 사기 좋게 대용량으로 묶음 판매하곤 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얼마 전 지역 철도 노선 탄생 90주년을 맞아 우마이봉을 사용한 행사를 진행해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일본판 '차카니' 우마이봉…40년 넘은 국민 간식의 비결[日요일日문화] 우마이봉 치즈맛. 야오킨 홈페이지.
AD

추억의 과자 차카니처럼 우마이봉도 몇십 년째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우마이봉은 어떻게 국민 간식 자리로 올라서게 됐을까요? 오늘은 우마이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우마이봉은 1979년에 탄생했습니다. 이바라키현 리스카라는 과자공장이 개발 이후 지금까지 쭉 제조를 맡고 있고, 도쿄에 본사를 둔 야오킨이라는 회사가 판매를 담당하고 있죠. 이 과자는 원료에 열과 압력을 가해 부풀리는 '퍼프 머신'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잘게 썬 옥수수를 꾹꾹 눌러 기계에 넣고, 기계 밖으로 흘러나오는 과자를 잡아당기면서 긴 막대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것인데요. 자르는 길이나 방식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시기 제과업체들은 모두 막대 과자로 경쟁하게 되죠.


당시에 이 과자는 일본의 구멍가게에서 판매되곤 했습니다. 지금의 우마이봉처럼 개별포장은 아니었다고 해요. 습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가게 주인이 병이나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두고 꺼내 줬다고 합니다.


리스카는 케이스를 여닫는 과정에서도 습기가 차서 맛이 떨어질 것을 생각해 과자를 개별포장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이렇게 알루미늄 포장지로 개별포장을 하게 되면서 가게 앞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간식이 밖에서도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 출시한 맛은 짭짤한 '소스 맛'이었는데, 이후 1982년에 명란젓 맛을 출시하면서 단숨에 인지도가 올라갑니다. 담당자가 명란젓이 특산물인 규슈 출장길에 술자리에서 명란을 맛보고 "어떻게든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다양한 시도를 한 결과 탄생했다고 합니다.


일본판 '차카니' 우마이봉…40년 넘은 국민 간식의 비결[日요일日문화] 다양한 맛의 우마이봉. 야오킨 홈페이지.

이렇게 우마이봉은 현재까지 약 60종류의 맛을 출시했습니다. 치즈 맛, 콘 포타주 맛 등 짭짤한 맛이 기본인 스테디셀러 14종 이외에도 계절이나 이벤트에 따라 출시하는 맛도 달라지는데요. 구마모토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구마모토의 마스코트 쿠마몬과 손잡고 협업 상품을 출시해 매출 일부를 재해 성금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구마모토현 특산물 호박 파우더를 사용해 '호박 포타주 맛'을 출시했었는데요. 이처럼 우마이봉은 다양한 맛으로 변형이 가능해 각 지역 특산물을 살린 맛을 많이 출시했고, 덕분에 일본 휴게소 곳곳에 기념품으로도 유통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마이봉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가성비인데요. 우마이봉의 원래 가격은 1개 10엔(93원)입니다. 출시 이후 42년간 유지해온 가격입니다. 우마이봉이 출시되던 시기는 제2차 오일쇼크가 일어나 고물가 시대로 접어들던 시기입니다. 저렴한 과자들도 가격인상에 들어가던 시절인데, 우마이봉은 1개 10엔을 그대로 고수합니다. 그리고 낱개 판매가 가능하다는 원칙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먹고 싶은 만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출시한 맛들은 대부분 아이 과자라기보다는 술안주에 가까운 자극적인 맛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회사 관계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보통 어른들이 먹고 있는 맛에 대한 관심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회사에서 맛을 개발하는 기준은 '80%가 즐기고, 20%는 이게 무슨 맛인가 반응하는 정도'라고 하네요.


일본판 '차카니' 우마이봉…40년 넘은 국민 간식의 비결[日요일日문화] 출시 90주년을 맞아 우마이봉 5만2000개를 배치해 만든 그림. 이바라키현.

다만 물가 상승의 여파를 우마이봉도 견뎌내지는 못했는데요. 2007년 리먼 쇼크와 더불어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마이봉도 슈링크플레이션을 겪습니다.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기존보다 1g 용량을 줄이고, 지금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양을 조금 줄이고 가격을 유지하다가 2022년 개당 12엔(112원)으로 인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마이봉도 견디지 못한 물가 상승'이라며 주목받기도 했었습니다.


여하튼 국민 간식으로 자리매김한 우마이봉은 최근 열차 노선 개통 90주년 이벤트에도 등장했습니다. 이바라키현과 다른 지역을 잇는 스이군선 노선인데요. 이바라키현에 우마이봉 5만2000개를 배치, 위에서 바라보면 열차가 달리는 그림처럼 보이도록 하는 '지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바라키현 열차 90주년 이벤트에 지역 명물을 사용한 것이죠. 아이들 간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현지 초등학생들도 직접 배치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일본 주요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본판 '차카니' 우마이봉…40년 넘은 국민 간식의 비결[日요일日문화] 우마이봉의 마스코트. 야오킨 홈페이지.

아, 그리고 우마이봉 포장지에 그려진 캐릭터는 도라에몽으로 다들 알고 있는데, 사실 도라에몽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 '우마에몽'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정석대로라면 이름 없는 캐릭터라고 해요. 충격적이게도 캐릭터 모티브가 된 것은 회사 사장님이라고 합니다. 다만 회사 사장이 얼마나 캐릭터와 닮았는지는 공개가 안 됐다고 해요. 공식 석상에서도 사장이 캐릭터 탈을 쓰고 나와서 그렇다고 합니다. 회사 측에서는 이름도 확실하지 않고 지구인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하네요. 도라에몽 쪽에서 항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합니다.


AD

우마이봉은 일본에서 30·40대 부모들이 추억의 먹거리라며 아이들과 나눠 먹기 위해 집에 사놓거나 하는 일도 많다고 해요. 저도 떠올려보니 '아폴로', '쫀디기' 등 100원짜리 간식들을 많이 사 먹었는데요. 용돈 1000원 받던 시절 100원짜리 간식들은 얼마나 고마웠는지요. 저도 아폴로가 떠올라서 찾아봤는데, 국내 제조업체는 이미 2013년 폐업했다고 하네요. 불량식품이라는 이미지에 더해 문방구와 구멍가게가 사라지면서 이런 과자 업체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참 아쉽습니다. 여러분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간식이 있나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