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채굴업체 간 합종연횡 붐
올해 안전자산인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글로벌 금 채굴 업체가 적극적으로 경쟁 업체를 인수하며 생산량 추가 확보에 나섰다. 금 채굴 업계가 금값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 최대 금 채굴 업체 노던스타리소스는 50억호주달러(약 4조5000억원)로 동종 업체 드 그레이 마이닝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드 그레이 마이닝은 가장 큰 미개발 금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노던스타리소스는 드 그레이 마이닝의 지분 80%를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증시에서 드 그레이닝 마이닝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 넘게 폭등 중이다.
노던스타리소스는 2026년회계연도까지 현 수준보다 약 25% 많은 연간 200만트로이온스 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2021년 제시한 바 있다. 톤킨 스튜어트 노던스타리소스 최고경영자(CEO)는 “드 그레이 마이닝을 인수함으로써 2029년회계연도까지 금 생산량을 연간 약 250만트로이온스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요 금 채굴 업체는 금값이 치솟자 더 많은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동종 업계 간 합종연횡에 적극적이다. 골드필즈는 지난 8월 오시스코마이닝을 약 16억달러에, 앵글로골드 아샨티는 지난 9월 센타민을 약 2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올 들어 30% 넘게 상승한 금 가격은 지난 10월 말 온스당 28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값 상승 배경엔 세계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꼽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라 금값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채굴 업계는 금값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데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로 내년 말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난달 내놓은 바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