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원전 연결 전력망 선제 차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의 전력 기반 시설을 집속탄으로 폭격해 대규모 정전이 발생, 100만명 이상이 피해를 봤다고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여러 지역에서 집속탄을 사용한 공격이 확인됐다"며 "민간 기반 시설을 목표로 삼은 러시아의 테러 전술이며 매우 비열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비판했다.
집속탄 안에는 작은 폭탄이 수백개가 들어있어 넓은 범위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로 꼽힌다.
유력 외신들과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리브네와 루츠크 지역이 러시아의 집속탄 공습을 받았고, 이로 인해 국토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이에 따라 국영기업인 우크레에네르고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력 회사들은 긴급 단전으로 전력 수급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북동부 하르키우, 수미 지역의 민간 사업시설, 인프라, 주거 단지에도 미사일이 투하됐다. 또한 수도 키이우에서도 드론 잔해가 한 사업장에 떨어져 경미한 시설 피해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188개의 발사체를 날려 보냈고, 이 가운데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79개와 드론 35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격추되지 않은 발사체 가운데 드론 62대는 레이더 추적에서 벗어났거나 전자전 장비로 무력화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에너지 시설에서 동시다발적인 피해가 발생하자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해 원자력발전소로 연결되는 전력망 일부를 차단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전력망 일부 차단 조치가 시행되는 동안 원전이 공급하던 전력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전력 공급 차질이 커졌지만, 전력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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